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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8. 22. 18:37 옛이야기

길거리에서 우연히 도로주행 연수중인 차량을 보았다.

생각해 보면 저렇게 도로주행 연수할 때가 제일 즐거운 시기였다.


집에는 서울근교 드라이브 코스 안내 책자도 하나 사 두고

조만간 차도 하나 사야지 하며 희망에 부풀어 있던 시절...


나는 8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중고 일제 차량 한대를

그것도 미국에 연수갔을 때 하나 사서

이곳 저곳 몰고 다니며 무척 즐거워 했던 것 같은 데...


왜 요즈음엔 Grandeur를 몰고 다녀도 별로 즐겁지 않을까?

차량 청소 상태도 형편없고 말이야.


내부청소도 한번 철저히 하고 방향제도 하나 사서 비치해 보자.

옛날 기분을 되살려 보기 위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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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발노인
2013. 7. 7. 15:25 옛이야기

주말에 서울에 올라 갔다가 토요일 저녁에 내려온 건 전에 없던 일이다.

덕분에 모처럼 여유로운 일요일을 보내고 있는 중....


오전에 주일미사 가기전 티브이 리모콘을 만지작 거리다가

오랫만에 보게 된 두 편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와 '쿵후 팬더'


두 편 모두 집안 어딘가에 DVD로 소장되어 있는 작품으로

예전에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남아있는 영화여서

채널을 번갈아가며 한꺼번에 두편의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어찌 그리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콕콕 와 닿는 명언으로만 구성되어있는지

예전과는 달리 대화의 내용에 촛점을 맞춰 새삼 재미를 느낄 수 있었는 데..

'하느님이 주신 자신의 재능을 파악하여 최선을 다해 사는 게 인생'이라든지..

'우연이란 없으며 모든 것은 자신이 믿는 대로 이루어 진다.'라는 대선사의 말씀 등


동양풍의 영화 쿵후팬더와 서양풍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

옛날풍의 영화 쿵후팬더와 현대풍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대비해가며 보는 재미를 즐겨 본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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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발노인
2013. 7. 6. 09:24 옛이야기

어제는 서울에 올라와 예전에 자주 다녔던 음식점에서 

직장 동료들과 저녁식사에 술 한잔 걸치고

옛 생각에 잠겨 모처럼만에 추억의 고스톱 게임을 한번 했다.


예전엔 전두환, 이주일, 노태우 고스톱 등 여러가지 종류의 고스톱도 많았고

고스톱 관련 재미있는 일화나 이야기들도  많았는 데


요즈음엔 직장 동료들끼리 고스톱을 함께 하는 문화는 사라진지 오래고

술좌석도 그리 많지 않대니깐..,, 

그래 세상이 맑아지고 있는 건가?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 고스톱을 하다 보니 따따블이니, 못먹어도 쓰리고... 등

예전처럼 날카로운 분위기는 사라지고 화기애매한 분위기 가운데 

점수계산도 다소 틀려가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간간히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국정원 정치개입 문제니

NLL사태의 전말 등에 관한 각자의 견해도 이야기 해 가면서...


시작하면서 딱 1년만 하쟀는 데 식당 종업원들이 퇴근한다 해서

1년을 다 마치지 못하고 11월엔가 에서 그만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모습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참고로 돈은 얼마나 땄느냐고?

뭐 내가 별로 딴 돈은 없고  막판 내가 7점인가 났었는 데 그걸 받지 않고서도 

전주 왕복 차비 정도 벌었으니 일단 흑자 경기로 기록해 둘 만한 경기라 할 수 있겠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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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발노인
2013. 4. 18. 00:24 옛이야기

아직도 옛이야기 섹션의 글이 20개도 안되네.

그래서 갑자기 독일의 글뤼바인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다.


독일에서 겨울에 자주 마시던 글뤼바인

춥고 음산한 겨울저녁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거리 곳곳에 펼쳐진 노점상에는

어김없이 글뤼바인을 파는 곳이 있으니

머그잔에 가득 담긴 따끈한 글뤼바인 한잔 마시는 기분.


글뤼바인은 와인에 계피와 레몬즙 그리고 설탕 등을 넣어 끓인 음료다.

겨울철 감기 예방에도 좋으며 달큼한 술인데 

도수가 높지않아 부담없이 마실 수 있으며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프랑스에서는 뜨거운 와인이라는 의미에서 벵쇼 (Vin Chaud) 라고 하며

미국에서는 향이 담긴 와인이라는 뜻으로 멀드 와인 (mulled wine) 이라 한댄다.


그런데 사실은 어제 내가 독일의 글뤼바인을 우리나라에서 발견하였다.

그동안 전주에서 콩나물국밥집에 가면 별 생각없이 시켜먹기도 했던

모주가 바로 그것이다. 


어제 아침 마눌님의 성화에 소양 송광사 벗꽃구경을 갔었다.

그곳에 위치한 모주 시음장에서 따끈하게 덥힌 모주를 한잔 마셨는 데

갑자기 독일에서 마시던 글뤼바인이 생각나는게 아닌가?

이름이 달라서 그렇지 그 맛은 아주 흡사하다고 느꼈다.


내친 김에 모주를 아예 한박스 샀으며 앞으로 글뤼바인 생각이 날 때마다 

독일에서 사온 글뤼바인 머그잔에 따라 마실 작정이다.



전주특산물 '모주'


글뤼바인 머그잔


모주제조공장


송광사 벗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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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발노인
2013. 4. 17. 23:30 옛이야기

옛이야기를 시작한 김에 내가 미국 학술연수 시절 접했던 교수중에서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교수 한분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우리 세대 사람들 중에는 B.B.라하면 브리짓드 바르도라는 

육체파 여배우를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나와 같은 학구파(?)는 Bela Balassa 교수가 생각난다.. 엣헴..흠..


왜 B.B.라하면 이분이 생각나느냐고? 

이름이 어렵자너.. 

그래서 내가 이분 이름을 B.B라는 약칭으로 외워 두었기 때문이다.


국제경제학분야에서 발랏사 교수의 이름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는 5단계 경제통합이론으로 유명하다고 하는 데

발라사교수는 수출주도형 성장옹호론자라는 점이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내가 1989년에 죤스홉킨스대학에 경제학을 공부하러 갔을 때

그곳에는 후진국 경제성장이론과 관련하여

수출주도형 성장론자와 수입대체형 성장론자가 모두 포진해 있는 상황이었다.


후진국이 경제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수출에 역점을 두는 산업화 전략을 통해

성장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수출주도형 성장론자이며

지나친 개방과 대외의존도가 후진국 경제를 망칠 수 있기 때문에 

수출촉진보다는 자국내 수입대체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수입대체형 성장론자이다.


1960년대에 활발했던 이러한 성장전략이론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싱가포르, 대만 등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을 활용한 국가들이

상당한 수준의 경제성장 성과를 거둔 반면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등 수입대체 위주의 성장전략을 채택한 국가들은 

모두 한때 외환위기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바 있어 

일단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이 옳다는 방향으로 정리가 되어가는 상황이었다.


발랏사 교수는 수출주도형 성장론자인 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4룡 국가들이 자신의 이론이 옳다는 점을

입증시켜주었다 해서 우리 동양인 학생들에게 무척 우호적인 분이셨다.

물론 본인도 항가리 출신으로서 비주류의 설움을 이해한다고나 할까?


그런데 내가 공부하러 미국에 갔던 1989년 당시 이분이 62세임에도 불구하고

뇌졸증으로 언어마비증세가 심하여 수업은 프린트물로 나누어 준 다음

학생들이 돌려가며 프린트물을 읽으면 발라사교수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학생이 잘못 읽거나 강조해야 될 부분이 있으면 '우우우~~'하고 소리치며 

다시 읽으라고 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한국인 학생들에게 우호적인 데다가 (학점이 후하다는 이야기)

어려운 영어를 현란하게 구사하는 게 아니고 프린트물로 수업이 진행되는 관계로

비교적 많은 한국학생들이 이분 강의를 수강하였으며 나 역시 그랬다. 


그런데 석사 과정 마지막 학기 기말고사를 치룬 1991년 5월초에

이분은 병상에서도 우리의 시험답안지를 받아 직접 채점을 하고

성적을 매긴 다음 운명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시험성적과 이분의 부고를 동시에 받게 되었는 데

운명하는 순간까지 자신의 일을 충실하게 마치고 돌아가셨다는 점에서

나는 한동안 충격을 받은 느낌이었으며 

오늘날까지 이분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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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발노인
2013. 4. 16. 23:22 옛이야기

언젠가 내가 여기에다 그 옛날 대포사이트(www.daepo.co.kr)에서 

인터넷 글쓰기의 재미를 맛보던 시절이 있었다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뜬금없이 그 시절이 생각나곤 하는 데

그 시절로 되돌아 갈 수 없어서인지

그 때 그곳에서 글로서나마 접했던 분들의 소식이 궁금한게 사실이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은 탓일까?

우연한 기회에 필명 '그냥'님이 만드신 카페를 알게 되었다.

그분 글의 일부분을 이곳에 전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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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교주,뺑두,씰크,자등명,갈바람보살,아제,찬새,갱나미,은파,현주,길또,제비꽃,ㅂ람소리,메밀,레이니,을채,서향,갈바람,두칠이,풀꽃,말그미, 커피,이오일,갈렙,이종성,옌날,청야,아비스,쑤-,포토레디,시골지기,제인,여명,iya,심선생,논깡,스머프,산자락,스틸고잉,빈스,소운정,엘라,미운오리,사하라,불꽃,장동순,아가타,조은,물결,메주압빠,zzab,웃비아,봉팔,야수,꽁치,바람도리,밭두렁....... 

이 모든 분들이 대포동시절 인연을 맺었던 분인데 

이제 뿔뿔이 흩어져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여적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

저를 포함해서.... 
하여 서로 안부나 연락이라도 할 수 있는 

대포동 사람들 게시판을 맹글어야 겠다는 생각이 

머슴님 유고로 부쩍 드는 하루이다. 

-------------------------------------------------


그냥님의 글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 데

필명 '머슴'으로 글을 쓰시던 이근일 이라는 분이 돌아가셨다니..


그냥님의 글이 2005년 4월 18일에 쓰여진 글이니 지금으로부터 8년전 일이다.

그렇다면 머슴님의 8주기가 내일 혹시 모레라는 말인가?


그래서 였을까?

며칠전 머슴님 생각이 나서 인터넷을 통하여 그분의 책을 검색하다가

'황제의 꿈'이라는 책을 구입하였는 데...

 



'머슴'님은 소설을 쓰시던 분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나 술잔도 기울여 보고 했던 분이다. 

처음에 내가 대포사이트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엔 소설가인줄도 모르고 

게시판에 글을 쓰는 솜씨가 차원이 다른 분이 계시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문재가 빼어날 뿐더러 엄청난 노력을 하시는 분으로

준수한 용모에 훌륭한 인품을 갖추신 분이셨는 데... .


당시 대포사이트에 머슴님의 소설 '황제의 꿈'과 '천변춘몽'을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서 

이번에 '황제의 꿈'이라는 소설을 구입한 것이다.

또한 기회가 닿는대로 '천변춘몽'이라는 소설도 다시 읽어볼 작정이다.


그냥님께서도 고 이근일 님의 글이 그리우셨던지

본인의 카페에 '작가 고 이근일(머슴)님의 글방' 이라는 항목을 만들어 두셨네

http://cafe417.daum.net/_c21_/bbs_list?grpid=yQOi&fldid=78qU )

그곳에서 '비오는 날의 수채화'를 옮겨와 올려본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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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수채화/ 이근일 

요즘은 새벽 다섯시면 희부옇게 날이 샌다. 그 시간이면 부지런한 사람들이 운동을 하기위해 공원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사람보다 더 부산한 것은 공원의 새벽을 여는 참새들이다. 그들이 재재거리기 시작하면 이미 동녘 너머에 날이 새고 있다. 밤새 바람을 몰아치며 내리던 비는 아침이 밝았는데도 쉬 그칠 성 싶지 않다. 간밤 신열이 있었고 빗소리에 욱신거리는 몸을 뒤척이다가 모처럼 늦잠을 잤다. 그런데도 두통과 미열은 가시지 않는다. 습관이 되어버린 탓으로 비가 오는데도 청승맞게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선다. 여느때 같으면 사람들로 북덕일 시간에 공원은 휑덩그레 비어있다. 

참새가 소롯길에 내려 앉다가 발자국 소리에 놀라 포르르 날아간다. 눈여겨 보니 거미 한마리가 필사적으로 풀숲을 향해 달아나고 있다. 참새가 거미를 잡아먹는지는 모르지만 부리로 한번 쪼아놓으면 그 생명은 그만일 것이다. 그 짧은 순간에 내 발걸음이 거미의 생명을 살렸고 참새는 먹이를 놓쳤다. 거미와 나 사이에 어떤 필연이 있을 리 없다면 그것은 하찮은 우연일 것이다. 모든 것은 그러한 우연의 연속 속에서 필연의 삶을 이어가게 만든다. 

우연이라는 혼돈이 필연이라는 질서로 귀결이 되는 것이다. 밤이면 흥겹게 놀다가 음식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려 놓고 달아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할 사회적인 약속을 어기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러한 일들이 야생 고양이를 먹여 살린다. 요즘은 분리수거 때문에 먹거릴 찾아 헤매는 집나온 고양이가 많고 그들에게 공원은 좋은 서식 근거지가 되고 있다. 이따금 고양이들 간에 영역을 놓고 싸우는 소리가 밤의 적막을 북북 찢어놓기도 한다. 

그들이 먹다남긴 부스러기들은 날이 새면 비둘기들의 차지다. 비둘기의 먹성은 참 대단하다. 그들은 끊임없이 주전부리를 해대고 비만으로 가누기 힘든 몸을 뒤뚱거리며 쉴새없이 먹이를 찾아다닌다. 비가 오는데도 축축한 깃을 접으며 바닥에 내려 앉는 놈이 보였는데 돌아오는 길에 보니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젖은 땅에 먹을 게 무어 있었으랴. 

번잡한 공원보다는 비오는 날의 한적한 공원이 내게는 더 살갑다. 언제부터인가 사람이 없는 것에 마음이 더 편안하다. 나이 탓일까. 사람들과 만나서 허무하게 뱉아놓은 내 말들의 잔해(殘骸)를 바라보며 뒤늦게 밀려드는 공허감이 점점 싫어진다. 사람은 두가지의 길을 한꺼번에 간다. 하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길이고 하나는 나를 만들어 가는 길이다. 하나는 남기고 가야할 일이고 하나는 챙겨가야 할 일이다. 

공원은 비를 틈타서 모처럼 쉬고 있다. 비가 내리는 동안 남모르게 푸나무를 더 웃자라게 할 것이다. 비가 개이면 사람들은 또다시 나무의 머리채를 뒤흔들고, 음식 쓰레기를 버리고 달아날 것이다. 상처받은 나무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그늘을 만들어주고 그들이 버린 쓰레기는 또다른 생물들을 먹여살릴 것이다. 인연이란 커다란 필연의 굴레 속에서 꿈틀대는 작은 우연의 연속이 다. 우리는 그래서 우연을 인연이라고 고집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비록 혼돈 속에 있지만 실은 커다란 질서 속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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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발노인
2013. 4. 15. 21:27 옛이야기

최근 우리나라 맥주맛에 대해 관심을 끄는 몇 가지 일이 있었다.


며칠전 노회찬 전의원이 트위터에 북한은 미사일에 집착하지 말고

맛있는 맥주를 수출하는 데 집중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한국의 맥주가 

영국 장비를 수입해 생산하는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고 

보도한 것을 바탕으로  최근 북한의 행동에 일침을 가한 것이라 생각된다.

실제로 북한의 대동강 맥주나 룡성맥주는 우리나라 맥주보다 맛이 좋다고 한다.


또한 엊그제 나온 사이의 새로운 뮤직비디오 '젠틀맨'에서도

맥주를  마구 흩뿌리는 장면이 나오는 데 일부 누리꾼들은 

우리나라 맥주가 맛이 없다는 것을 비꼬는 행위라고 설레발을 친다.  







그러고 보니 내가 독일에서 돌아 왔을 때 우리나라 맥주맛이 웬지 심심하여

요즈음 맥주를 마실 때엔 소주를 조금 타서 마시고 있으며 (흔한 소맥 폭탄주)


요즘 젊은이들이 와바를 찾아다니며 호가든이나 코로나 등

외국 맥주를 선호하는 것을 보며 겉멋이라 생각했는 데

우리나라의 맥주가 맛이 없다는 것이 사실인가 보다.


곰곰 생각해 보니 필리핀 같은 나라도 산미구엘이라는 맥주가 유명하며

중국도 칭따오, 그리고 이름없는 지방 맥주들도 그리 맛이 나쁘지 않은 것을 보면

우리나라 정도의 기술수준을 가진 나라의 맥주 맛이 없다는 게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


언젠가 들은 얘긴데 맥주회사로 부터 세금을 왕창 걷는 우리나라 정부가 반대급부로 

수입맥주에 관세를 더 왕창 부과하는 한편 국내 공장설립 허가 기준용량을 대폭 올려

국내 맥주회사의 독과점 체제를 유지케 해주니

요놈들이 제대로 된 맥주를 만들지 않고 있대나 머라나.....


'맥주공장 굴뚝 그늘에서 마시는 맥주 맛이 최고'라는 속담이 있는 독일에서 

직접 맥주를 제조하여 판매하는 브로이호프를 찾아 다니며 

바이쩬 비어니 필제너 맥주니 하면서 마시고 다니던 시절이 그립네...

 

그래서 오늘 포스팅은  옛이야기 섹션으로 분류! 

(말도 안되지만.... 옛이야기 섹션이 너무 부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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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3. 26. 21:12 옛이야기

중딩시절인지 고딩시절인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하여간 우리 또래 아이들이 팝송쪽에 신경을 쓰고 있을 때

나는 영어가 싫어서인지 팝송보다는 우리 대중가요 그리고

외국노래라 하면 그저 경음악 연주곡이나 듣는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경음악 중에서도 내가 제일 자주 듣던 곡들은 주로 색소폰, 트럼펫, 일렉키타 등 

악기 연주곡 들이었는 데 그중에서도 가장 자주 들었던 곡은 

며칠전 이야기했던 샘테일러의 테너 색소폰 연주곡 들이었다.


내가 늦은 나이에 악기를 하나 배워 보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그 때 느낌과 흘러간 가요가 그리워 색소폰을 택하지 않았나 싶다.


당시 레코드판을 찾아 내방 한쪽 구석에 설치해 놓은 턴테이블에 걸고

들어보니 잡음이 심한 걸로 미루어 아마도 매우 자주 들었던 듯.



(애니로리-샘 테일러)









당시에는 몰랐는 데 이제 색소폰을 알고 보니 그 멋진 저음소리가 서브톤이며

덜덜덜 떠는 게 비브라토, 자기 마음대로 불어제끼는 멜로디가 애드립으로

나같은 하수는 아직 흉내내기조차 힘든 훌륭한 연주기교이다. 


샘테일러는 미국 본토에서 보다도 일본에서 생활을 많이 한 연주자로

그래서인지 우리 동양적인 정감을 표현해 내는 데 익숙한 것 같다.

그가 연주한 곡들 중 듣기 난해한 곡 들도 많으나

위에 언급한 곡들과 쉬운 팝송 연주한 것, 그리고 엔까 연주곡 등은

듣기 편하며 우리같은 아마츄어들이 배우고 싶은 연주이다. 


옛날 레코드판을 LP플레이어 위에 올려놓고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푸근해 지고 또한 자켓을 보며 회상해 보는 옛날 이미지가 너무 좋아

이것 역시 노후 소일거리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한곡 더!


(켄터키 옛집- 샘 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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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3. 18. 23:49 옛이야기


내가 할렘에 처음 들어선 것은 1990년 봄이었던 같다.

볼티모어에서 아침 일찍 출발한 우리 가족이 오후에 뉴욕에 들어섰는 데

당시에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대라 도통 방향을 알 수가 없는 거라.


말로만 듣던 뉴욕이 그렇게 크고 복잡한 곳이라는 것을 실감하며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헤매다가 할 수 없이 차를 세워 놓고

전화를 하려고 공중전화 박스 앞에 섰겠다. 

그 당시엔 오늘 날처럼 핸드폰이 없던 시대라 

객지에 나가서는 공중전화만이 유일한 통신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중전화 박스 유리는 모조리 깨어져 있고 

제대로 발신음이 떨어지는 기계가 하나도 없어

할 수 없이 근처를 배회하는 녀석을 손짓 발짓에 

고함까지 쳐 가며 불러 세웠다. 


그랬더니 이녀석이 냅다 뺑소니를 치는 게 아닌가?

나중에 알고보니 그곳이 할렘이었댄다.

할렘의 한 복판에서 으스레한 저녁에 사람을 불러 세우니

그 녀석은 내가 머 한가락하는 동양인인줄 알고 도망친거다.


지금도 생각해 보면 모골이 송연한 순간 이었다.

내가 재수 좋은 사람이라는 건 그 때 이미 확인된 거다.







또 하나 이야기는 엉뚱하게도 터어키의 토카프 궁전에 갔을 때 겪은 일이다.


토카프 궁전에 들어서면 이러 저러한 관광객들이 많이 들어오고 

곳곳에서 관광해설사들이 열씨미 설명을 해주고 있는 데  

한 곳에 들어가니 이곳이 왕의 후궁들 처소인 할렘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왕의 후궁처소 경비병들은 모두 흑인들로 구성되어 있었다는 것.

혹시 성적으로 문란한 후궁인 경우, 태어난 아이가 흑인이 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었다.


동양권에서는 환관이라는 제도로 왕의 여자들에게 쉴드를 친 것에 비해

서양에서는 흑인을 활용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미국의 할렘이라는 명칭이 흑인들이 득시글 거리는 곳으로

뭔가 쾌락에 젖어드는 천국과 같은 곳이라는 의미에서 유래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미국의 할렘은 네델란드어 하르엠에서 유래된 것이고

터어키의 할렘은 이슬람어 하림에서 유래된 하렘이라는 것.


전혀 다른 의미의 것을 귀도 나쁘고 머리도 나쁜 내가 혼자 엉뚱하게 추측하며 

옆에 있던 마눌님에게 설명까지 해주며 잘난 척 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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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발노인
2013. 3. 13. 03:07 옛이야기

옛날에 읽었던 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만화책이다.


어느 시인은 '나를 키워낸 것 8할은 바람이었다' 라고 했대는 데

나의 경우 '내 독서력의 8할은 만화책에서 자랐다' 고 할 수 있겠다.


어쩌다가 동전 몇푼이 생기면 주먹에 꼬옥 쥐고 만화가게로 달려가

새로 나온 신간을 받아 읽을 때의 즐거움이란

정말 세상 어느 기쁨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것이었다.


우리 초딩시절에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있나? 티브이가 있나?

어린이가 즐길 수 있는 것으로는 만화책이 유일한 것이었기 때문이었을 게다.


지금 생각해 보니 혼자 읽기 보다는 주로 동네 애들고 함께 몰려가

서너명이 딱 붙어 앉아 한권의 만화책을 보는 일이 많았다.


돈을 낸 녀석이 가운데 떡 버티고 앉아 책장을 빨랑 빨랑 넘기기 때문에

옆에 빌붙어 보는 우리는 속독과 곁눈질을 통한 시야 넓히기 실력이

덤으로 향상되는  즐거움도 있었던 것 같다. ^ ^


그 때 만화책을 함께 보던 친구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얼하고 있나?

앗!! 내가 이야기 하려던 것은 옛친구 이야기가 아니라 만화책이었지. 


당시 읽었던 수많은 만화책 중에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칠성이와 깨막이' 그리고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이다


칠성이와 깨막이는 시리즈물로 많은 종류가 나왔는 데

두인물 모두 코의 생김새가 특징이며

민첩한 두뇌와 행동으로 경탄을 자아내게 하였다.


그런데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그림 한장 구할 수가 없네.

황성옛터를 찾아든 허전함이 업습해 온다 할까?


반면 라이파이는 인터넷에 그림도 올라와 있고

옛날 만화책의 일부분이 전자북으로도 올라와 있어 반가웠다.




그 당시에도 칠성깨막과 라이파이는 여러면에서 대조가 되었는 데

라이파이가 긴 호흡과 스토리 전개로 지구의 악과 싸우는 캐릭터라면

칠성깨막은 단편적인 이야기와 빠른 전개로 우리의 두뇌회전을 도왔던 인물.


그림도 라이파이에는 성숙한 느낌이 풍기는 여자들이 등장하는 것에 비해

칠성깨막은 아이들이 장난으로 끄적거려 놓은 그림체였던 것으로 기억되나

나에게는 두 종류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즐거움을 주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조화와 균형 감각을 키워왔던 비결이랄까? ^ ^


이즈음엔 웬만한 블록버스터를 봐도 당시의 희열을 맛볼 수 없으니

항상 웃고 사는 장애인이 차라리 행복할 수 있다는 말도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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