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백발노인

Tag

Notice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total
  • today
  • yesterday
2013. 3. 11. 23:59 옛이야기



뚜렷한 인생좌우명 하나 없이 60여년을 살아온 내가 생활신조랄까? 

무슨 일을 처리할 때 평소 적용하고 있는 기준이 있다면

언젠가도 한번 밝힌 바 있듯이 '조화와 균형' 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실제 모습이 불균형적이고 성격이 모난 탓이기 때문에 

추구하는 중요 가치로는 '조화와 균형'을 꼽는 것 아닐까?


그런데 내 블로그를 보면 '옛이야기' 섹션이 크게 미흡하다.

그래서 균형을 맞춘답시고 예전에 포스팅한 글을 긁어 올리기도 했고

미국에서 찍었던 동영상도 올려보곤 했는 데 실적이 여전히 보잘 것 없다. ㅋ


사실 내가 블로그를 만들면서 염두에 두었던 것 중의 하나가

남들은 늙어서 회고록도 쓰고 한대든데 회고록까지는 아니겠지만

옛날이야기나 풀어쓰면서 소일거리를 찾아보자는 생각이 컸었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여 뭐가 그리 바쁘다고 차분히 앉아서

조곤조곤 옛날 이야기를 풀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인 모양이다.

그래도 오늘은 옛날이야기를 하나 짜내서 써야할 형편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내가 어렸을 때 재미있게 읽었던 책에 대해서 포스팅 해보자는 것.

많은 책들이 떠올랐으나 그 중에서 내가 오늘 풀어보려고 하는 썰은 

최요안님이 쓰신 '억만이의 미소'라는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생각해낸 이유는 당시 학교 앞에 있는 책방에서 이 책을 빌려

집에 와서 읽기 시작했는 데 너무 재미있어서 밤잠을 자지 않고 읽다가

어머니한테 꾸중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룻밤 사이에 독파해버린 책이기 때문.


아마도 몸도 약한 녀석이 밤잠을 자지 않고 책을 읽고 있으니 걱정이 되셨던 게지.

하여튼 내가 그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고 그 여파로 당시 한창 인기를 끌던

얄개전 이니 남궁동자 등 청춘명랑소설들을 마구 읽기 시작했는 데 

'억만이의 미소' 만큼 재미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드만... 


지금은 그 스토리는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아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더니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블로거가 포스팅 해놓은 글이 있어 인용해 본다. 


--------------------------------------------------------

할머니와 단 둘이 불우하게 살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던 중학교 3학년인 억만이!

엄청 못생긴 얼굴에 거의 낙제생 수준의 공부실력, 여기에 건들거리며 놀기 좋아하는 억만이!

그러나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는 있다고, 그런 억만이에게도 탁월한 재주 하나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학교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축구실력이었다. 또한 같은 또래에서는 드물게 힘이 센 장사로 씨름선수이기도 했고그런 억만이가 어떻게 어떻게 알게 된 이웃 여학교의 아리따운 여학생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혼자 애태우지만 공부 잘하고 예쁜 그 여학생이 가난하고 못생긴 억만이를 좋아할 리가 있겠는가이때부터 억만이의 파란만장한 짝사랑과 가슴앓이가 시작되고, 소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은 시작되는데………

 

오래되어 책 줄거리가 가물가물하지만 그래도 내가 영원히 잊지 못할 장면이 하나 있으니 소개한다억만이는 고등학교 입학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벽돌을 지고 위층으로 나르는 공사장엘 나가게 되는데 거기에서 받은 돈을 배가 고파 다시 먹는데 다 써 버린다. 이에 절망하며 억만이는 자살을 결심하게 된다공사장의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야겠다고 계획을 세우지만 이내 억만이는 그 계획을 취소하고 일상으로 되돌아오는데 그 이유가 재미있다사실 억만이는 팬티를 갈아입을 처지가 못 되어 팬티에 구멍이 나 있었는데 자기가 죽은 후에 짝사랑하고 있는 그공부 잘하고 예쁘고 아리따운 그 여학생이 자기가 입고 있는 구멍 난 팬티를 보게 될까봐서 차마 자살을 못하겠다고 억만이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세대를 살면서(소설 속의 억만이는 나의 실제 나이보다 두세 살 더 먹은 것으로 계산된다) 같은 아픔을 겪고, 같은 꿈을 꾸면서 살았기에 어쩜 억만이는 나의 꿈이자 희망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억만이를 알고 있는 우리세대 전부의 희망이었을 게다. 그래서 우리는 억만이와 아픔을 같이 나누었고, 억만이를 사랑했고, 억만이를 응원했던 것이다.

---------------------------------------------------------


인터넷을 통하여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

더구나 나보다 뛰어난 (기억력 측면) 사람을 만나는 기쁨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1972년에 절판 되었다고 하는 데 옛추억에 잠겨 이 책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탓인지 오늘날 이 책을 구입하기가 매우 힘들고 가격도 만만치 않은 상태라 하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외롭질 않네... ㅎ ㅎ

 





  

'옛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할렘 하면 생각나는 옛이야기 두편  (0) 2013.03.18
칠성이와 깨막이  (0) 2013.03.13
동영상 하나 더  (0) 2013.03.02
동영상 한편  (0) 2013.03.01
죠지 번즈  (0) 2013.02.11
posted by 백발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