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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식사 모임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가던 중 안락사 문제가 대두되었다. 나 역시 평소에는 안락사 문제를 귀담아 듣지 않았는 데 요즈음 본가에 아버님이 꼼짝못하고  누워계시어 머머님이 무척 많은 고생을 하고 계시는 것을 보아온 터라 안락사 문제가 실감나게 다가왔다. 


위키백과를 찾아보니 안락사(安樂死, euthanasia, 그리스어: ευθανασία →아름다운 죽음)란 불치의 중병에 걸린 등의 이유로 치료 및 생명 유지가 무의미하다고 판단되는 생물에 대하여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고통없이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라고 정의 되어 있었다. 존엄사(death with dignity)라고도 표현된다 하는 데 안락사는 전세계적으로 논쟁의 주제가  되어있댄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지 않은 가운데 네델란드와 벨기에가 안락사를 인정하는 법률을 도입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에는 생명연장 치료를 거부해 자연사를 선택하는 존엄사가 폭넓게 인정되고 있다 한다.



근데 오늘 우리들간의 대화에서는 별다른 논쟁은 없었다. 의사가  2명 있었는 데 모두들 안락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어 논쟁거리가 되지 못하였다. 이 사람들 의사 맞어? 자신들의 경험에 의하면 치매에 걸린 어떤 중환자를 두고 환자 가족들의 행동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죽음을 맞도록 하자는 견해를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정의감에 사로잡힌 사람이 꼭 한명은 있다는 것이다. 이사람이 얼굴울 붉혀가며 환자를 꼭 살려야 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나서면 다른 사람들은 난감한 표정이 된다는 거다. 그런데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공통적으로 평소에 그리 열씨미 간호하던 사람이 아니며 뒤늦게 어디선가 나타나서 입바른 소리를 하고 치료비에도 별다른 보탬을 주지 못할 처지의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야기가 대충 이런식으로 돌아가니깐 그자리에서 안락사에 대한 반대 의견을 펼치기는 쉽지 않았던 거다. 이렇게 이야기 한다 해서 내가 안락사 반대론자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전에는 남의 문제라고 막연히 생각해왔는 데  이즈음 현실적인 문제로 충분한 논쟁거리가 될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혹시 이글을 읽으시는 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명쾌한 결론에 이르는 논리가 정리되면 한번 알려 주시면 고맙겠다.  


* 안락사에 대한 찬반 내용이나 각국의 사례등에 대한 요약은 위키백과 참조 

   http://ko.wikipedia.org/wiki/%EC%95%88%EB%9D%BD%EC%82%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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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발노인


누구나 그렇듯이 나도 한 때 '깨달음'을 추구하던 시절이 있었다.


음양오행을 공부하고 기천문과 국선도 등을 섭렵하면서 흔히 말하는 개똥철학, 즉 삶이란? 그리고 나의 존재이유, 생명의 본질,... 등 등에 관해서 나름의 규정을 해보려는 시도를 해본 시절이었다. 사춘기 시절에나 가져봄직한 의문들을 다시 살려냈다고나 할까?


음양오행을 공부하던 시절에는 정말 할 이야기가 무지 많았던 것 같다. 뒤늦게 배운 지식으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의 명칭이나 습속 등이 쉽게 이해되는 기쁨을 맛보았기 때문이다. 왜 학교에서는 이런 것들을 가르쳐 주지 않았는지? (물론 내가 전공한 학과가 그런 분야와  동떨어져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기억나는 것 중의 하나가 우리가 매일 접하는 요일의 명칭, 일월화수목금토에 대한 것이다. 음양오행이 고스란히 들어있으나 상생도 상극 순도 아닌 이 명칭의 배열순서에 대해 나름의 분석을 해보고는 이것이 또한 서양의 작명과도 흡사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기쁨에 몸을 떨던(?? 와!! 오버한다.) 시절. 타이거우즈가 매 결승전마다 음양의 대표적 색깔인 검정색과 빨간색 옷을 입고 승승장구하던 시절이었다.  


그 당시 읽었던 책중에 숭산스님의 '선의 나침반'이라는 책에 나온 깨달음의 본질을 설명해 주는 이야기,  '영국의 경견' 이야기는 내가 주위사람들에게 몇번 써먹은 적이 있어서 지금도 기억이 난다. 하루종일 모형토끼를 쫒으며 경주에 시달리던 개 한마리가 어느날 생각을 바꿔 일상대로 달리지 않고 가만히 그 자리에 서 있다가 트랙을 돌아 온 모형토끼를 뒤돌아서 덥석 물었다. 그 개는 나름의 깨달음을 얻은 개라는 것이다.  모형토끼를 아직도 추구해야될 목표로 생각하고 있는 개가 깨달았다고? 하긴 어쩔 수 없는 운명의 굴레였겠지만... 하여튼 당시 '깨달음'은 나의 주관심사였으며 일상생활에서도 깨달음을 얻은 자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라는 관점에서 모든 일을 처리하려 했던 시절이었다. 


노력의 덕분이었을까? 집착의 후유증이었을까? 당시엔 책을 읽으면 한줄의 글귀를 읽어도 글쓴이가 왜 그렇게 표현했나 하는 이유가 쉽게 머릿속에 짚히는 것같은 느낌이 오던 시절이었으니깐... 그래서 가족들에게 내가 아무래도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했더니 돌아온 마눌님의 말씀... '깨달은 사람이 집안 청소도 한번 안해줘요?' 한마디에 바로 깨갱... 깨갱이 머냐고.. 나도 한마디 했다 이거야. 즉, 아직도 깨달음을 못얻었다면 직장을 퇴직한 뒤엔 가족들을 홀연히 버리고 절에 들어가 깨달음을 추구하리라고 선언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내 나름대로 정리해본 사항 중에 하나인 '재미의 본질?'이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적합한 실체가 손에 잡히지 않아서  DCD 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보았는 데 DCD 란 Difference(차이),  Change(변화), Deviation(일탈)을 줄인 말이다.  우리말로는 변화라는 용어로 표현해 보고 있지만 위에 세가지 개념을 함께 어우르는 단어가 없는 것 같다. 아무튼 나는 이러한 세가지 개념을 기본으로 한 재미를  맛보는 하루를 보내기 위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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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발노인
2013. 1. 27. 07:52 그나머지

엊그제 모임에서 네가 한 이야기

뉴욕 브로드웨이 현지에서 직접 뮤지칼을 볼 때에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는데

이번에 영화 레미제라블을 보면서는 장면마다 눈물이 나더라는....

너의 말에 많은 사람이 동조했자너.

우리 나이가 되면 여성호르몬이 많아져서 그런다는 둥...

그땐 영어로 들어서 잘 모르다가 자막을 봐가며 이해할 수 있어서 그럴거라는 둥...

모두 일리가 있겠지.

이번 영화 레미제라블이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내가 이 블로그에서 말했었는 데.

그동안 네가 카톡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 블로그 주소를 몰랐었구나.

친구들에겐 카톡으로 아래 동영상도  보냈었는 데...

이 동영상을 보면 네 눈물의 이유를 찾을 수 있지.



내 생각으로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시야가 달라졌기 때문일 거야.

언젠가 이야기 했던 고은님의 시 '그 꽃'에서 표현 된 것과 같이...

'내려올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그 꽃'

비슷한 제목의 책이 집에도 있더라.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스님이라고 하바드에서 공부하다가 스님이 되신 분이래.

오늘은 일요일이니 이 책이나 읽어야 겠다.

추운 날씨에 몸 건강히 잘 지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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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발노인
2013. 1. 26. 09:03 진실탐구

우리땐 고등학교 시절에 참 여러가지 과목을 배웠다. 역사는 세계사와 국사로 나누어 배웠는 데  그중 오늘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국사수업에 관한 것이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교양과정부에서 역사라는 과목으로 공부를 시작하면서 E.H. 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 라는 책을 읽는 둥 제법 체계적인 공부를 시도하였지만 사실 고등학교 시절엔 모든 수업이 서울대학교 입학시험에 맞추어 이루어졌던 관계로 주로 서울대 시험에 나오는 분야에 촛점을 맞추어 달달 외우는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졌던 것 같다. 물론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고 암기하기 위해서는 발생배경, 경과, 그리고 파급효과 순으로 공부를 하긴 했지만...


당시 국사선생님께서 하시던 말씀이 서울대 시험문제는 구한말 부분에서 70% 정도가 출제되므로 여기를 공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시며 열변을 토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지금도 내머리에는 갑오경장, 임오군란, 3일천하, 운양호사건, 을사보호조약(지금은 을사늑약이라 하지만 그당시엔 그렇게 배웠다.) 등 등 의 용어가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왜 당시 국사수업은 모든 중요내용이 구한말에 종료되었나 하는 것이다. 우리가 국사수업에서 배워야 할 더 중요한 것은 일제시대하의 사건들이나 독립운동의 역사, 그리고 해방후 우리나라의 성립과정, 그 뒤에 이어진 이승만정부, 장면정부, 4.19혁명, 5.16군사혁명, 그리고 박정희 정부 등이 아니었을까? 물론 너무 가까운 역사에 대해서는 아직 역사적 평가가 이루어지기 힘들었으므로 학교에서 가르치지 못한다 치자. 그런데 일제시대나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정 그리고 6.25에 이르는 부분까지는 좀 더 제대로된 분석을 바탕으로 가르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이제야 알게된 것이지만 당시 서울대나 또한 서울대가 배출한 많은 대학의 역사학과 교수들이 친일파와 연결이 되어있었다는 것이 사실이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본인들이 별로 떳떳하지 못했던 그 부분은 대학시험 문제 출제 범위가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들도 공부할 필요가 없었던 것 아닐까? 그리고 최근세사에 대해 역사적 평가가 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도 당시 집권층들이 자신들이 역사의 옳은 편에 서 있다는 확신을 갖지 못했던게지....


내가 이즈음 왜 이런 생각을 하게되었느냐 하면 해방후 우리사회의 집권층들의 행태, 자유당, 민주공화당, 유정회, 민정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 의 행태가 친일파와 깊숙히 뿌리가 닿아있다는 것을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언젠가 보았던  '억새풀'이라는 TV 연속극에서  독립군 후손들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제대로 배우지 못하여 달동네에 사는 데,  친일파 후손들은 해외유학에서 돌아와 호의호식하는 내용이 있었다. 


아마도 그때 받았던 인상이 깊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럴듯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내가 그동안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지배층들의 성향에 대해 확인한 바로는 지독한 이기심, 즉 자신의 금전적 이득과 물질적 풍요를 위해서는 국가와 민족 정도는 쉽게 포기할 줄 아는 성향을 가진 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표현한다면 모든 인간들은 개인적 이기심을 가지고 있는 데 그것이 개인적 이기심과 사회적 공익이 맞부딪칠때 그래서 고민스러울 때 재빨리 사회적 공익을 버릴 수 있는 강건한(?) 성향을 가진자들이 사회적 지배층이 될 확률이 높다 머 그런 사실을 확인했다는 거다. 슬픈 일이다. 아직 우리나라가 이런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내가 확인한 이승만 이야기, 그리고 제주 4.3사태 등의 내막이 나의 이러한 생각에 확신을 더해 주었던 것이다. 제주 4.3사태에 대해서는 별도로 써보기로 하고 여기서는 우선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이승만 이야기 한편..



용량상 일부만 올렸으며 풀버젼을 보시려는 분은 아래 주소 클릭.

http://www.youtube.com/watch?v=idbhQx10-9A

*  근데 이 동영상이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게되자 나레이터의 목소리를 초기 여성의 목소리에서 권해효로 바꿨다던데 먼가 비밀스런 내용을 밝히는 다큐멘터리에서는 초기 여성 나레이터의 목소리가 더 좋은 거 아닌가? 아무튼 지금은 이 동영상의 조회횟수가 17만을 넘어선것 같은 데 나는 초기 2,000 회도 되기 전에 봤었따아~~~  ( <-- 그래  시바  자랑이다. 속물영감 ㅉ ㅉ )

*  그리고 지금의 집권층들이 친일파와 뿌리가 닿아있다는 표현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겠다, 왜냐하면 해방후 70년이 가까워지는 오늘에 이르기 까지 우리사회는 격변의 시기를 겪었으며 많은 새로운 세력, 특히 고시출신들의 공무원 그리고 법조계 인물들과 신흥 재벌로 성장한 부유층 들이 우리 사회의 집권층을 이루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적어도 이러한 친일세력과 친분을 유지하거나 뚜렷한 역사관을 정립하지 않은 채 앞서 말했듯 자신의 이익에 몰두한 세력이 주종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집권층들이 친일파와 뿌리가 닿아있다는 표현을 해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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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발노인
2013. 1. 24. 22:10 그나머지

나이가 나이인지라 요즈음 주위에서 '버킷 리스트'라는 용어를 자주 듣는다. 나는 이 용어를 영화 '버킷 리스트'를 통해 처음 알았다. 영화 포스터에 '죽기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었으니 말 그대로 죽기전에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일컫는 용어인 것으로  이해한 것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Kick the Bucket 에서 나온 말로, 중세시대에 자살할 때 목에 밧줄을 감고 양동이를 발로 차 버리는 행위에서 유래된 용어라 한다. 즉, 우리가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들을 말하는 것이다





나도 이제 인생의 후반부에 들어서게 되니 죽기전에 해야 될 일이 무엇이 있을까? 가끔 생각해 본다. 근데 막상 구체적으로 딱 정해서 실천해 나가는 것이 아직 없고 이것 저것 생각 중이다.  좀 더 그럴듯하고 재미있고 특이하고 의미있는 것을 찾고 싶은 욕심에서 미적거리고 있는 걸게다.  근데 어쩌나? 시간은 자꾸 흘러만 가고 해야할 일은 엄청난데... 


그래서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을 정해 보고자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을 해 보았다.  검색해 보니  '죽기전에 꼭 해봐야될 xxxx..' 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책들만 해도 그 종류가 수십가지다. 죽기전에 꼭 가봐야 될 국내여행 1001,  ....꼭 가봐야 될 세계여행 1001, .....꼭 봐야 할 세계건축 1001, ...꼭 알아야 할 세계역사 1001,  ...꼭 들어야 할 클래식 1001,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 머 끝도 한도 없이 나온다. 모두들 '죽기전에 꼭 해야 될 xxx 1001' 의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좋다!!  일단 이런 책들을 모두 사서 한번 훑어 보기로 하자.  근데 왜 모두들 1001가지를 선정했을까?  죽기전에 해야 할 일들이 엄청 많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버킷리스트를 이야기 할 때 '세계여행'이 가장 많이 거론 된다. 이미 세계 곳곳을 다녀본 나로서는  나이들어 세계를 돌아 다니는 것에 대해 별다른 흥미는 없는 편이다.  세계를 다녀보니 거기도 다 사람 사는 곳이며 경치가 좋으면 머 하나 잠깐 머물렀다 떠나야 할 것이므로 귀찮을 것 같다. 그래도 아직 못가본 몇 군데에 대해서는 완전히 미련을 버렸다고는 할 수 없겠다.^ ^ 


 4~5년전에 은퇴를 하게되면 우리나라 몇군데(제주, 설악산, 안면도, 부산, 지리산, 해남, 포항, 무주, ....)를 돌아다니며 약 1년씩 월세를 살면서 그 지역 주위를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이즈음에도 그런 생각에는 큰 변화가 없다. 


며칠전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제주도에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요즈음 우리나이 또래 사람들 간에 제주도에 가서 1년 살아 보는 것도 버킷리스트에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내 생각과도 일치한다. 그래서 1년씩 월세 살아보는 계획의 첫 실천지로는 제주를 선정할까 하는 데 혹시 내 계획에 참고가 될 만한 정보가 있으신 분은 제공해 주시기 바란다.






날개 - 허영란

일어나라 아이야 다시 한번 걸어라
뛰어라 젊음이여 꿈을 안고 뛰어라
날아라~날아라~고뇌에 찬 인생이여
일어나 뛰어라 눕지 말고 날아라
어느누가 청춘을 흘러가는 물이라 했는가
어느누가 인생을 떠도는 구름이라 했나

날아라~날아라~고뇌에 찬 인생이여
일어나 뛰어라 눕지 말고 날아라
어느누가 청춘을 흘러가는 물이라 했는가
어느누가 인생을 떠도는 구름이라 했나



posted by 백발노인
2013. 1. 21. 14:47 여행잡담

제주도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 날. 11시 반 비행기를 타야하니 이렇다할 스케쥴을 잡을 수 없겠지만 그래도 먼가 미진하여 중산간도로를 타고 성산일출봉에 가서 해뜨는 것도 보고 섭지코지에도 들려 보기로 했다. 나는 첫날 그곳에 다녀왔기 때문에 이것은 순전히 마눌님을 배려하여 잡은 코스이다.  


매번 준비없이 다니는 여행이라 하지만 사실 자세히 살펴보면 나의 이러한 세심한 배려가 항상 밑에 깔려있기 때문에 우리의 여행이 순조로왔던 것 아닐까? (이건 갑자기 무슨 깔때기??) 세심한 배려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여행중 나의 시간 분배 능력은 내가 생각해도 놀라울 때가 많다. 대충 지도나 안내판을 보고 소요시간 및 거리 등에 관한 예측을 하게 되면 대부분 그대로 들어 맞는다. 그냥 대충 대충 정하는 것 같지만 머릿속에서는 정교한 컴퓨터가 돌아간다는 이야기... 


잘난척 그만하고 여행 마지막날 아이티너리를 적어보면 아침 8시에 숙소를 출발해서 중산간동로를 달려 중간 성읍민속마을을 거쳐 9시경 성산일출봉에 도착. 부근에 위치한 섭지코지 및 피닉스 리조트를 돌아보고 9시 반 성산을 출발 10시 15분경 공항 렌트카회사에 도착, 차량 반납후 티케팅하여 11시 반 비행기로 김포공항에 도착하면 효은이가 나와있기로 되어있는 거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었다. 시간적 여유를 즐기느라 렌터카 주유할 때 세차까지 할 정도였으니깐.. 세차까지 해서 차량 반납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게다. ㅎ ㅎ 















제주도를 떠나고서도 아직 느낌이 남아 있는 것 같아 한곡 불어보았다.

성시경의 '제주도의 푸른밤' 이던가?



떠나요 둘이서 모든걸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아래..

이제는 더이상 얽매이긴 우린 싫어요
신문에 TV에 월급봉투에..

아파트 담벼락 보다는 바달 볼 수 있는 창문이 좋아요
낑깡밭 일구고 감귤도 우리들이 가꿔 봐요

정말로 그대가 외롭다고 느껴진다면
떠나요 제주도 푸른 밤 하늘 아래로..

우~~~~~~~~~~~~~~~~~~~~~~~

떠나요 둘이서 힘들게 별로 없어요
제주도 푸른 밤 그 별아래..

그동안 우리는 오랫동안 지쳤잖아요
술집에 카페에 많은 사람에..

도시의 침묵보다는 바다의 속삭임이 좋아요
신혼부부밀려와 똑같은 사진찍기 구경하며..

정말로 그대가 재미없다 느껴진다면
떠나요 제주도 푸른 해가 살고 있는 곳.




posted by 백발노인
2013. 1. 20. 16:33 여행잡담

전날밤 늦게 찾아든 펜션은 아침에 깨어나서 보니 앞쪽에 바다가 보이고 서귀포 KAL호텔이 위치해 있는 펜션지역으로 서귀포내에서 고급 주거지인듯 보였다. 어제 눈보라가 쳤던 탓인지 하늘은 청명하고 아침날씨가 너무 상쾌하였다. 뚜렷한 계획이 없는 우리는 일단 숙소 주위부터 돌아 보기로 하였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쇠소깍이 위치해 있어 그 곳에서부터 해안올레길을 따라 여행을 시작하였다. 날씨는 정말 최고였으며 하루종일 어디에서든 한라산 정상이 뚜렷이 보였다. 이런 날씨를 보지 못하고 어제 저녁 떠나버린 아이들 생각에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ㅎ ㅎ   

 









근데 마눌님이 자꾸 가게에 들어서 귤이라도 사고싶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마도 서울에 있는 장모님을 비롯한 처가식구들 생각에 그런 듯... 이럴땐 재빨리 마눌님의 비위를 맞춰두는 게 가정의 화평을 위해 좋다. 밀감 두박스를 사서 택배로 처갓집에 보내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효돈동과 보목동 주위를 돌다보니 제지기 오름이라는 자그마한 동산이 보인다. 일단 해안가를 훑어보고 난 다음 제지기 오름에 올랐다. 산은 가파랐으나 그리 높은 산은 아니어서 쉽사리 올랐으며 정상에 올라보니 바다와 한라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다.





지금은 영업을 하지않는 파라다이스 호텔 풍광이 너무 멋있어서 진입하려했더니 입구를 지키던 경비가 막는다. KAL호텔에서 인수를 하여 당분간은 언제 영업을 개시할지 모르는 상태로 현재는 경내 관리만 하고있는 상태라 한다. 옆에 소정방폭포로 가는 올레길이 있어서 접어들고 보니 소정방 폭포 옆에 제주 올레 본부가 위치해 있었다. 제주 올레를 만든 서명숙씨의 집무실도 그곳에 있다고 한다. 그곳에서 올레관련 책자 두권을 샀다.




소정방폭포 구역 동쪽 끝에는 '서복 전시관'이 있었는 데 입장료가 제주도민은 무료, 관광객은 500원이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입장료를 받는 탓이지 아니면 볼 것이 많은 제주도에서 상대적으로 보잘 것이 없는 탓인지 관람객이 한명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들어가서 보니 탁트인 바다를 향해 세워진 각종 조형물과 전시관 그리고 잘 가꾸어진 정원이 정말 볼만한 곳이었는 데...  서복이란 사람은 진시황제로 부터 불로초를 구해오라는 명령을 받고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에 까지 다녀간 사람으로 이곳 정방폭포에 자신이 다녀간다는 표시를 했던 사람이라 한다. 



제주도청에서 작성한 제주 관광홍보물에서 '서복전시관' 부분 발췌

 서복전시관

서복전시관 전경

 

서복전시관 전경

 

서복전시관 전경

 

중국 진시황 때 사자 서불(徐福=徐市)이 삼신산의 하나인 한라산에서 불로초를 구하려고 동남동녀 500쌍을 거느리고 동쪽으로 왔다가 정방폭포 암벽에 '서불과지(徐市過之)'라는 글자를 새기고 서쪽으로 돌아갔다고 전해지고 있다. 서복전시관은 이러한 설화에 기초하여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에게 문화적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정방폭포 인근에 건립되었다
전시관에는 서복전시실(불로불사의 꿈·서복의 여정·영주산 시로미 등 서복문화전시)과 서귀포시역사관(자연·역사·문화사료전시)이 있으며, 주변해안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쉼터 등이 조성되어 있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를 잇는 구비문화유적으로서 자원적 가치가 높다.

 

 

 

 

 

 

 

 

 

 

 

 

 

 

 

 

 

 

 

 

 

 

 

 

 

 

 

 

 

 

 

 

 

 

 

 

 

 

 

 

 

 

 

 

 성   인

청소년/군인

어린이

노  인

유공자/장애인

주차료

500원

300원

300원

무 료

무 료

무 료

◆ 문  의 : (064)735-3225 (서귀포시 문화공보실)
◆ 교통편: 제주국제공항 →서부산업도로 →중문관광단지 →제주월드컵경기장 →서귀항 →정방폭포(제주국제공항 →5ㆍ16도로 →돈내코입구 →정방폭포옆에 위치
공항1층에서 600번 리무진버스(삼영교통)를 타고 서귀포칼호텔앞 에서 내려 걸어서 15분거리


서복전시관 관람을 마치고 인접해있는 식당에서 올레 정식을 먹었다. 올레정식은 제주도의 백반이라할까? 생선구이, 꽁치조림, 성게미역국, 해초무침,  등 제주도 주민들이 일상 먹는 밥상인 것 같았다. 맛있게 밥 한그릇을 비우고 한창 조성중인 칠십리 음식특화거리와 서귀포항을 거쳐 서귀포 해양공원에 도착하였다.

 



서귀포해양공원과 새섬 간에 연결된 연육교를 건너 새섬 산책로를 한바퀴 돌고 나니 식사후 산책으로는 최고 !!   새섬 들어서면 벤치가 몇개 놓여져 있는 데 그중 '음악벤치'라 쓰여있는 벤치에 앉으면 혜은이의 '감수광'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서귀포 시청직원들이 관광객들을 위해 나름 신경을 써서 만들어 놓은 듯...  마눌님이 항상 들고 다니는 노란 봉지안에는 맛있는 귤이 들어있어 틈틈히 수분 및 영양보충을 하고 다닌다.


여기에서는  아래 play 버튼을 누르면 노래가 흘러 나온다.







새섬에서 바라보이는 언덕위에 아주 멋진 건물이 세워져 있어 그것이 무얼까? 무척 궁금해 하며 올라갔더니 한국 SGI연수원이란 하는 데 풍광도 멋있었지만 각종 조각품과 잘 가꾸어진 정원 그리고 잔잔히 흐르는 음악까지 더구나 무료개방하여 아무나  거닐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서귀포에 들르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 가볼 것을 권유해 본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 알게된 한국 SGI는 불교의 또다른 분파라고나 할까? 일본의 남묘호렌게꾜 라는 주문을 외우는 종교로써 과거 프린스 호텔이었던 이곳을 자신들의 종교 연수원으로 만들어 아주 멋진 정원을 개방하고 있는 것이다.  혹시라도 종교적 알레르기가 있으신 분은 접근에 신중을 기할 필요는 있겠으나 우리나라의 원불교와 같은 종류가 아닐까? 아무튼 여러 종교를 알아둔다는 것은 삶에 다양성을 더해주는 작업이므로 지레 겁먹고 회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국 SGI 홈페이지 : https://www.ksgi.or.kr/sgi/sgimeet_main.jsp


다음 코스로는 외돌개 휴게소에 주차를 해놓고 간단한 올레코스를 걷다가 법환포구를 거쳐 강정마을을 반환점으로 하여 귀로에 돔베낭골 올레코스에 접어들었는 데 바닷가 경치도 일품이었지만 미술전시관, 카페, 그림같은 펜션 등이 위치해 있는 문화의 향기가 흠뻑 묻어나는 올레 길이었다.





이렇게 생긴 돌의자에 내가 앉아봤다는 것 아니냐? (속물노인 ㅉ ㅉ..)







석양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에 마눌께서 또다시 방어회를 먹고싶다 하신다.  서귀포시장에 들러 회를 뜨고 이번에는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예이츠산장에 여장을 풀었다. 예이츠 산장은 정말 멋진 곳이 었는 데 오늘도 늦은 시각에 도착하여 그 분위기를 충분히 만끽하지 못하였다. 창유가 구해준 숙소 두개는 모두 유럽풍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멋진 곳이었음에도 너무 바깥 여행에 치중한 나머지 숙소에서의 휴식을 충분히 취하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아무튼 좋은 숙소 구해줘서 고맙고 엄마는 네가 이번 지출로 마통 뚫었을까봐 걱정이라고 하는 데 나는 너를 믿으니깐 내년에는 유럽여행 숙소로 준비해 달라는 부탁을 하는 바이다.  










오늘 하루를 보내며 거닐었던 코스가 아래 지도 한장에 모두 들어있는 걸 보니 서귀포지역 하나만 제대로 맛보기에도 일주일은 너무 짧을 것 같다.






posted by 백발노인
2013. 1. 20. 15:48 여행잡담


새벽에 세찬 바람소리에 눈을 떴다. 어제 아침 성산일출봉에 가보지 못했던 아이들과 오늘은 일찍 일어나 해뜨는 것을 보러 가기로 했었는 데 바람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할 수 없이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아이들은 오늘 저녁 늦게 떠나야 되기 때문에 첵크아웃을 하고 리조트를 나서는 데 진눈깨비까지 흩뿌린다. 날씨로만 따지면 오늘 관광은 망친 셈이다. 내 이론에 따르면 여행은 천지인이 합쳐지는 것, 경치가 아무리 좋아도 기후가 나쁘면 그것을 느끼는 사람의 기분이 좋지 안타~~ 그런데 모든 것은 활용하기에 따라 달라지는 법. 바람이 유명한 제주도에 와서 모진 바람을 한번 겪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길을 나섰다. 





1차 목표지는 제주여행에서 한번은 들려봐야 한다는 에코랜드였다. 온대와 열대의 교차지역인 제주도의 독특한 식생을 기차를 타고 가며 훑어보거나 숲속길을 산책하면서 온가족이 하루를 즐길 수 있다는 곳이다. 제주도에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생겨난 많은 곳이 있지만 그중 에코랜드 만큼은 입장료를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거금을 들여 표를 구입해 놓은 곳이다. 일단 내비게이션을 찍고 호텔을 출발한 시각이 대략 아침 10시경. 근데 나의 실수로 주소를 잘못 입력하여 눈보라 치는 한라산 도로를 돌고 돌아 제주를 거쳐 에코랜드에 도착한 시각이 대략 11시 15분, 거세게 휘몰아 치는 눈보라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후 1시까지는 제주 비행장에 가서 렌트카를 반납하고 새로운 렌트카를 받아야 하는 관계로 시간도 없고 해서  에코랜드는 열차내에 앉아 한번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성수기에는 하루 1만여명이 다녀간다는 에코랜드는 제주의 숲길을 경험하며 하루 정도 보내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라 생각되어 내내 아쉬웠다.

 (에코랜드 홈페이지 : http://www.ecolandjeju.co.kr/htm/index.asp )


에코랜드 구경을 마치고 공항에 가서 새로운 렌트카를 받아 점심을 먹으러 간 시각이 1시반경 점심식사 내내에도 눈보라가 계속 몰아치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 비행기가 제대로 뜰지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당연히 오후 스케쥴도 막막한 상황. 은영이가 자기가 보아둔 바닷가  카페에 가서 차나 한잔 하는 게 좋겠다 하여 그렇게 하기로 하고 길을 나섰는 데......


가다가 이정표를 보니 '제주 4.3 평화공원'이라는 팻말이 보이는 게 아닌가? 평소 4.3사태의 내막이 궁금하던 차 그곳에 가면 역사공부를 좀 하게 될 것같다는 생각, 그리고 이처럼 눈보라 치는 날에는 실내에서 관광하는 게 최고라는 생각으로 핸들을 꺾었다. 그날 4.3기념관에서 배우고 느꼈던 역사적 사실에 대한 감동을 지금도 나는 잊지 못한다. 제주도에 대한 인식의 지평이 넓혀지면서 우리 근세사에 대하여 막연히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 역사적 사실로 구체화되는 경험을 하게 된 순간이었다. 박정희 대통령 관련 여순반란 사건에 대한 내용도 덤으로 알게 되었다. 





그동안 제주에 자주 들르면서도 잘 몰랐던 이곳 4.3평화공원. 물론 비교적 최근인 2008년도에야 문을 연 탓도 있겠지만 제주하면 올레길에만 몰두하던 그 수많은 관광객들 그리고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제주도에 관광을 가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으로 나는 이곳 4,3평화공원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겠다. 이번 제주여행에서 최대의 수확은 '제주 4.3기념관'을 방문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4.3기념관에 들어서 어둡고 긴 동굴같은 터널을 지나면 백비가 하나가 뉘어있다. 그 비석 밑에는 '4.3백비 이름짓지 못한 역사' 라는 제목하에 '언젠가는 이비에 제주 4.3의 이름을 새기고 일으켜 세우리라'라 는 말이 적혀 있다. 아직 역사적 평가가 진행중으로 봉기, 항쟁, 폭동, 사태, 사건 등 아직까지도 그 성격이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고 적혀있어 제주 4.3사태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이어 제대로 보려면 반나절 이상이 소요될 많은 역사적 사진과 자료, 동영상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때마침 좋지 않았던 바깥날씨 탓으로 비교적 자세히 살펴볼 수 있기는 했지만 제주 4.3사태에 대한 자료와 증언 등이 너무 방대하여 좀 더 자세한 것은 인터넷이나 제주 4.3 평화공원 홈페이지( http://jeju43.jeju.go.kr/index.php ) 등 에서 추후 좀 더 알아 보기로 했다 그곳에서 내가 배운 역사적 결론 하나는 이기심에 사로잡힌 지도층이 국가와 국민에게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나다는 것 이었다. 

 





4.3기념관을 나와서 아이들이 가자하는 밀면집에 가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8시반 늦은 비행기로 아이들은 귀경하고 우리는 창유가 구해준 숙소인 밀레니엄펜션으로 향했다. 근데 눈보라가 계속 휘몰아쳐 제주에서 서귀포행 산간도로는 통제된 곳이 많아 우리는 캄캄한 밤중에 해안일주 도로를 따라 미끄러운 눈길을 헤치며 다시금 서귀포로 내려가는 어려움을 겪었다.   



posted by 백발노인
2013. 1. 20. 10:37 여행잡담

여행을 다니며 숙소가 제일 중요하다는 사람이 많다. 우리 마눌님도 그런 부류. 그런데 우린 소싯적 무전여행으로 부터 여행의 맛을  배운 탓인지 여행이라면 조금 고생스럽고 뭔가  색다른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유럽이나 미국에서 여행을 다닐 때에도 캠핑이나 자동차 안에서 한두번은  취침을 했었다. 그래야 직성이 풀린다. 


이번 제주 여행에서도 첫째날, 두째날 숙소인 해비치 리조트는 정말 고급스럽게 잘 지어진 숙소인 것 같다. 아마도 책정된 숙박료는 무지 비쌀듯. 그런데 간장녀 효은이가 따지고 따져 잡은 숙소일터이니 별걱정은 안했지만 알고보니 무슨 카드 사용실적으로 무료 이용하게 된 숙소래네.. 그럼 그동안 쓴 카드 비용은 얼만겨? 아무튼 숙소가 좋았던 탓일까? 마눌님과 아이들은 이곳까지 와서도 늦잠을 잔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 나는 성산일출봉이 가깝다 하니 일출광경이나 보러갈까? 해서 몇번 권해 보았으나 잠자리에 누워 계속 미적대길래 나 혼자 길을 나서 성산일출봉으로 향했다. 


어슴푸레한 새벽길을 달려 광치리해변가 성산JC 공원 입구에 차량이 몇대 주차해 있는 모습을 보고 나도 주차를 해놓고 아침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렸다. 근데 바닷가 새벽은 왜 그리 춥냐?  아침 7시 30분경 해가 뜬대는 데 내가 도착한 시각은 대략 7시 20분경. 해뜨기를 기다리는 10분여가 왜 그리 긴지. 그리고 아침 해뜨기 직전이 가장 춥대자너. 그 순간 나는 수많은 사람이 정초에 해맞이를 간다고 그렇게 난리치는 이유를 깨닫는다. 간절한 염원, 그래 그 엄청난 추위를 견디며 그 기나긴 시간을 버텨가며 간절히 이루고자 하는 염원이 있으면 우린 못할 게 없다 머 그런 원리를 깨달은 거지. 염원을 실천에 옮기는 현실적 행동이 뒷받침 되어야 하겠지만 말이야.




그래서 나도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 뭘까 하면서 소원을 빌 꺼리를 찾고 있었는 데 바닷가 일출광경을 보려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왜 그리 수평선 해뜨는 주위에는 검은 구름이 꽉 몰려 있는 건지 이번에도 수평선에서 해 뜨는 장면은 보지 못하고 구름위로 해뜨는 광격을 목격하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아무튼 나선 김에 주위에 있는 유채꽃밭, 피닉스 리조트, 그리고 섭지코지도 들러 사진도 좀 찍고 제주에서의 첫 아침시간을 즐겼다.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표선에 있는 숙소로 돌아오는 아침길은 조명빛이 주홍색이라서 그런지 정말 환상적인 느낌이었다. 해안일주 도로가 깨끗이 정돈된 탓도 있겠지만 삽상한 아침공기, 길옆에 펼쳐진 아열대 나무숲과 군데군데 보이는 펜션 그리고 저멀리 보이는 수평선 등 제주도의 풍광이 너무나도 이국적이어서 마치 해외여행을 나온 듯 했다.






숙소에 들어와 보니 어제 샀던 빵과 시리얼, 우유 등으로 아침을 때우고 여행 첫날의 일정을 논의하고 있었다. 대략 동쪽으로 가면서 영화 '건축학 개론'에 나온 바닷가 카페에서 차 한잔하고 흑돼지구이로 유명한 '쉬는팡'에 가서 점심을 먹고 오후엔 중문단지에 가서 호텔길을 걷겠단다.  나는 아이들이 하자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하루 쉬는 것이니 아무래도 좋았다.


일단 출발은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빙하면서 군데군데 맘에 드는 올레길에서 바닷가도 좀 거닐면서 중문쪽을 향해 나아갔다. 중간에 걸었던 금호리조트앞 올레길은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우리 식구들이 미국 Newport News에서 걸었던 해안가 산책길을 연상케하는 길이다. 아이들은 계속 걸어 금호리조트로 향하고 우리는 뒤돌아와서 차를 몰고 그곳에서 다시 만났다. 은영이가 몸이 불편하니 올레길은 그런식으로 짧게 짧게 걸으며 '건축학 개론'에서  나온 카페에 닿았는 데 웬걸 3월까지 보수공사를 하고 있댄다. 








다시 쉬는팡으로 달리던 중 이름이 독특한 '돈내코'라는 지명이 보이네. 외국어도 아니고 그곳이 어떤 곳일까 궁금증이 들어 이정표를 따라 달리다 보니 중산간도로에 올라서 서귀포 시가지가 한눈에 보이는 장관을 연출한다. 기분좋은 드라이브 길. 여행의 본질은 재미요 재미의 본질은 차이라는 둥... 평소에 내가 생각하고 있던 여행관, 그리고 아이들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 등을 들으며 쉬는팡에 도착했더니 이름 그대로 오늘이 쉬는 날이랜다.  어째 어제 저녁 갈치찜 식당부터 건축학 카페, 그리고 흑돼지구이집까지 애들이 인터넷에서 보고 준비해놨다던 집들이 다 이모양이냐? 그런데도 아이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할 수 없이 중산간지역에서 내려와 중문단지 입구에 위치해 있는 그럴듯한 흑돼지구이집을 찾아 점심을 먹고 중문관광단지에 들어섰다. 먼저 점심식사후 산보차원에서 천제연폭포쪽을 걷고 감귤밭과 동백꽃길을 걸었다.







중문관광단지에 집결해 있는 롯데, 신라, 하이야트 호텔은 각각의 특징과 자태를 뽐내며 아름다운 해안가 절벽위에 위치해 있다. 호텔에 투숙하고 있지 않더라도 해안가 산책길이 올레길로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자유스럽게 거닐 수 있어 이곳 제주에 올 때마다 들렀던 곳으로 기억된다.  언젠가 좀 더 금전적으로 여유로워지면 이곳에 머물며 거닐 수도 있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굳이 비싼 곳에서 숙박을 해야될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숙박을 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이어 태평양에서 운영한다는 설록차뮤지엄에 가서 차 한잔을 마시고 차문화의 향기를 맛본 다음 귀로에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 들러 방어와 고등어회 그리고 물미역(이게 진짜 맛있던데..) 소주 등을 구입한뒤 쇠소깍에 들렀지만 너무 어두워 자세히 보지 못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posted by 백발노인
2013. 1. 20. 10:07 여행잡담

결혼기념일을 기념(?)해 보겠다며 나선 제주도 여행. 막상 이렇다할 준비도 없이 그냥 무작정 나선 제주도 여행이었다. 사실 우리부부는 수없이 많은 여행을 다니지만 이렇다 할 준비를 하지 않는다. 물론 마눌님께서는 나름 먹을 것, 입을 것 본인이 엄청나게 신경을 써가며 많은 준비를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내가 보기엔 그런건 기본적인 것이고 중요한 것은 여행스케쥴과 현지에서의 아이티너리 및 숙소 등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여행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런 것에 대한 사전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여행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 데에는 내 나름대로 두어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우리 부부의 여행은 신혼초 포항에서 군대생활을 하면서 시작된 것이었는 데 그 당시 주말에 내가 당직사관을 서지 않을 때에는 무조건 버스정류장으로 나가 바로 출발하려는 버스를 집어타고 달려 가다가  적당한 곳에 내려서 1박2일을 즐기고 왔던게 시작이었다. 호주머니에 몇푼없던 돈이 떨어져 버려 돌아올 땐 버스기사에게 사정을 해서 차를 타고 왔던 적도 있을 정도였다. 경상도 지역이 생소했던 나로서는 어디든 좋았고 또한 바닷가도 가까워서 준비없었던 여행이었지만 항상 좋았다. 즉 우리부부의 즉흥적인 여행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것으로 쉽사리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서울에 올라와 살던 시절에는 하다 못해 주말등산을 갈 때에도 어느 산으로 가야할 지 결정하지 않고 출발할 때가 많다. 머릿속으로는 대충 어느 산으로 가야겠다 생각하고 출발하지만 교통사정 봐가며 기분 내키는 대로 달려 발길 닿는대로 등산한다. 물론 산속에서의 코스도 수시로 바뀐다. 그러면 우리 마눌은 상당히 걱정을 많이 하며 따라오곤 하는 데 이런 마눌님의 걱정을 극복하고 항상 마지막은 멋지게 장식함으로써 내자신의 임기응변 능력(?)을 과시하는 쾌감이 크다고나 할까. 하여튼 그런 식으로 살아왔다.


둘째 준비를 하지 않으면 별다른 기대가 없다는 점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 그래서 우리  여행, 아니 나의 여행에는 실망이 없다.  이렇다 할 기대를 하지 않고 출발하기 때문에 현지에 가보면 항상 새로운 느낌으로 모든 것을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여행중 내내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로 가슴 설레는 것이다. (쫌 오버한 표현인가?.^^)


서론이 길었다. 아무튼 이번 여행에도 나는 비행기표를 끊은 것 외에는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출발부터 때 마침 제주도에 가는 우리 아이들과 다른 비행시각이라서 애로사항이 있을 뻔하였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점. 어떻게? 그 비밀을 서서히 밝혀 보기로 하자. 


일단 김포 비행장으로 아침 일찍 함께 출발하였다. 은영이는 남양주에서 새벽같이 나와서 비행장에 도착하고 우리는 효은이 차를 타고 함께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아이들 비행기는 11시 반, 우리 비행기는 오후 3시 반에 뜬다 하니 아이들을 떠나 보내 놓고도 우리는 4시간여 공항에서 빈둥대야 할 상황이었지만 제주도만 돌아 다녀야 여행인가? 오랫만에 김포비행장을 여행해 보기로 하고 집에서 함께 출발한 거다. 

아이들과 공항에서 눈물어린 생이별을 하고 우린 공항내 셔틀버스를 타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는 데 공항구역내에 그렇게 많은  협회, 단체, 연수원, 건물 등이 항공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였고 또한 국제선청사 옆에 위치한 아울렛 매장, 롯데백화점, 암웨이 연수원 등을 관광(?)하였다. 관람중 대형 푸드마켓홀에서 점심을 해결하였으며 유명 브랜드를 80~90% 할인율로 판매하고 있었던 아울렛 매장에서는 마눌님이 갑자기 결혼기념으로 머 하나 사달라는 예상치 못한 요구를 해와 그런 뜻깊은 기념품을 할인매장에서 함부로 사줄 수는 없다는 이유를 들어 위기를 모면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도 약간 시간이 남아 쇼핑몰 지하에 있는 영풍문고 던가? 책방에 들어가 제주도 여행에 관한 책자를 일별한 뒤  이번 여행의 주제를 뭘로 할까 라는 생각과 함께 그래 늙어서는 건강이 중요하지 라는 생각으로 여행중에 읽어 보려고 집어든 책이 '한국인, 100세 건강의 비밀'.  더구나 지금은 비록 임신한 몸으로 제 한 몸 부지하기 힘들어 우리를 걱정시키지만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은영이, 그리고 책을 많이 읽어 아는 게 많은 진단의학과 전문의 효은이를 대동한 여행이 아니드냐? 그래!! 이번 여행은 의사 두명과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여행으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며 산 책이다.



탑승수속을 마치고 비행기를 타니 채 한시간도 안되어 눈앞에 나타난 한라산 봉우리. 제주도에 너무 쉽게 도착한 게 아닌가 싶었지만 비행거리 한시간도 나이든(?) 나에게는 꽤 지루한 시간인 것 같아 장거리 비행시간이 필요한 진짜 해외여행은 어떻게 하나 싶은 걱정이 들더라.



공항에 내리니 미리 도착했던 아이들과 6시간여 만에 감격어린 재상봉. 준비해 놓은 렌트카에 함께 가져갔던 우리 가방까지 차분히 잘 실어놓았드만... 일단 공항을 빠져나와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갈치조림집을 향하여 성산으로 출발하였다. 가장 유명하다는 것은 맛이 아닌 가격이 가장 저렴하여 젊은 네티즌들 간에 유명한 집이었던 모양으로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6시 반 경이었는 데 이미 가게문을 닫아 버린 후였다. 그곳을 안내했던 효은이 말로는 아마도 당일 물량이 다 팔려 일찍 문을 닫아버린 것 같다는 설명이 었는 데 믿거나 말거나... 홧김에 서방질이라고 배도 고프고 해서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가 갈치조림을 시켜 저녁을 먹었다.  


식사후 첫날 숙소인 해비치 리조트 향했다. 도중에 하나로슈퍼에 들러 물, 술, 귤, 빵, 음료수, 안주꺼리 등을 사서 비상사태에 대비. 참고로 이번 여행 전반부의 숙소 및 렌트카는 효은이가 준비하였고 은영이는 매끼 식사를 책임지겠다고 하며 슈퍼에서 구매비용도 본인이 지불. 이래서 우리의 준비없었던 여행의 비밀 일부가 밝혀지는 듯한 느낌...^ ^  해비치 리조트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 9시경, 숙소에 들어가 짐정리하고 맥주와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로 첫날을 마무리했다. 



posted by 백발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