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직장생활의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면 아무래도 가족들간의 대화시간도 늘어나게 된다. 상식적으로는 그렇다. 근데 우리집 현실은 그렇지 않다. 창유 그리고 은영이가 각각 결혼을 하여 분가를 한데다가 내가 전주에 내려가 있게 되어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집 현실만 그런게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가정이 부모가 젊어 한 때 열심히 살림을 일굴 때는 가족들간의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학교공부하랴 자신들만의 성장과정을 소화하느라 시간이 없다. 근데 부모, 아니 애비가 은퇴시기가 다가와 시간적 여유가 생기게 되면 아이들은 출가하여 각각의 살림을 꾸리게 되고 마눌은 마눌대로 그동안 쌓아올린 자신만의 익숙한 세계로 빠져 들기 때문에 모두 모여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이 쉽지 않다.
그중에서도 나의 경우에는 요즈음 전주에 내려가 따로 살기 때문에 가족들이 모두 만나 이야기 한다는 게 쉽지 않다. 다행이 어제는 은영이를 태우고 남양주에 다녀왔고 오늘은 수원에서 아침을 먹으며 효은이와 이야기를 해 보았고 이따 저녁에는 창유를 만날 예정이어서 이번 서울 나들이에는 아이들을 모두 만날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그래서 새삼 생각해 본 주제가 가족들간의 대화이다.
과거 우리 가족은 가족끼리 모여 이야기하는 게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많았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근데 자세히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초중등 시절, 즉 어렸을 때에는 비교적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으나 고등학교 시절부터는 모두들 바빴던 탓인지 함께했던 시간이 적었던 것 같다. 특히 내가 독일에서 근무하게 된 2004년부터 2007년간에는 아이들이 모두 자란 탓도 있었겠지만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눌 시간이 무척 귀했던 것 같다. 그래도 다들 제자리에서 자기의 위치를 잘 지키며 살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즈음에 와서 내가 생각해보는 문제는 이전에 우리 가족들간의 대화라는 게 그 목적이 무엇이었고 그 효과는 무엇이었겠느냐? 그리고 앞으로 우리 가족들간에는 어떤 내용의 대화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 지는 게 좋겠는가 하는 것이다. 블로그를 통해 글을 올리고 서로 댓글도 달고 하는 방식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우리 부부가 좀 더 부진런히 몸을 움직여 아이들과 대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이자리에서 다짐하건데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들 이야기를 경청해주는 자세를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과거에는 그렇지 못했거든... ^ ^
* 윗 사진들은 내가 쌩페테르부르크 방문시 에르타미주 박물관에서 찍은 것임.
그림이 있는 데 어찌 음악이 없을소냐? 내가 연주한 Stardust + San Franci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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