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교님이 집전하시는 미사에 참여하게 되었는 데 강론시간에 나이드신 할머님이 올라오셔서 자신의 신앙생활 체험담을 발표하였다. 자세한 내용을 여기에 옮길 수는 없겠으나 할머님의 신앙생활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할머님이 소박한 언어로 진솔되게 이야기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기도 하였지만 그 내용도 상당히 차원 높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세상에 창궐하는 악을 보며 또는 세상에서 고통받는 불쌍한 사람들을 보며 하느님의 존재에 대하여 회의한다. 그런데 오늘 발표하신 할머님의 이야기를 듣고보니 지독히 불행한 삶을 살아오시면서 힘들면 힘들수록 신앙의 힘으로 자신의 마음가짐을 정비하여 정신적으로는 하늘나라를 체험하는 경지에 다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세상에 부조리가 존재하면 존재할 수록 고통과 어려움이 기승을 부릴수록 하느님의 존재가, 즉 종교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는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가끔씩 나는 전생에 '불교적 천주교 신자'였을거라는 말을 하곤했다. 불교와 천주교는 기본적으로 다른 종교이다. 하나는 자기자신이 스스로 꺠달음을 얻어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자율적 종교요 다른 하나는 절대신의 의지에 의해서만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타율적 종교이기 때문이다. 또한 부처님과 예수님은 여러가지 면에서 대비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와 천주교의 교리간에는 많은 유사점이 존재한다. 모두 이웃을 사랑하고 욕심을 버리고 착하게 살라고 가르친다.
나는 어렸을 때 나의 선택이 아닌 어떤 운명에 의해 천주교신자가 되었는 데 나이들어 보니 결국 나자신의 기본자세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이며 자기자신의 수양을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으로 그 방법을 정리해 놓은 불교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불교에 대한 관심도 갖게 된 것이다. 구태여 종교를 바꿀 것 까지는 생각치 않고 있다. 어느 종교에 소속되어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떤 자세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며 어떻게 행동을 하느냐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진실탐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가 배운 역사교육 (0) | 2013.01.26 |
---|---|
진실탐구 섹션이 너무 황량하네... (0) | 2013.01.10 |
어떤 방식이 좋을까? (0) | 2013.01.09 |
블로그 이름 그리고 나의 호칭 정하기 (0) | 2013.01.05 |
진리와 진실 (0) | 2013.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