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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2. 10. 12:42 진실탐구

계속되고 있는 탄핵정국에 대해 이곳 블로그에는 별다른 글을 올리지 않았기에 그동안 지방지에 썼던 글 3편을 여기 모아본다.

 

2016 11. 17

합리적 의심이 필요한 시기

 

온 나라가 최순실 이야기로 가득하다. 지난 주말에는 서울 도심에 100만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대통령의 하야를 외쳤다고 한다. 그동안 이러한 사태를 키워온 집권여당이나 주류언론과 종편 등에서도 대통령의 탄핵을 언급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 모든 사태의 중심에는 대통령의 권력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규모의 방대함 때문인지 우리 사회 도처에 뿌리 깊게 드리워진 기득권 네트워크 때문인지 아직까지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밝혀진 것은 없는 실정이다.

 

자연스레 온갖 루머와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시중에 넘쳐나고 있다. 세월호 고의 침몰설, 대리처방과 의료시술, 박대통령의 가족사, 신천지 관련 문제 등 과거에는 음모론으로 치부되었을 정보를 신문과 종편 티브이 등이 앞장서서 유포하고 있어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이럴 때 중심을 잡고 올바른 행동을 하는 데 필요할 것 같아 찾아낸 용어가 합리적 의심(reasonable suspicion)이다. 사전을 찾아보니 합리적 의심이란 특정화된 감이나 불특정한 의심이 아닌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실에 기반한 의심을 말하며 미국 형사소송법상 기준이다고 정의되어 있다.

 

인간이 합리적인 존재라는 가정하에서 논리를 전개하는 경제학에서 뒤늦게 합리성을 분석의 틀에 도입하여 거시경제학에 일대 혁명을 불러일으킨 학자가 로버트 루카스(Robert E. Lucas)이다. 합리적 기대(rational expectation)가 거시경제정책 효과 예측 시 필수 고려요인임을 주창하여 1995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였으니 합리적 기대가설은 일단 세상이 인정하고 있는 이론이라 할 수 있다. 1980년대 말 미국에서 학술연수 시 루카스 크리틱(Lucas critique)을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필자로서는 이후 인간의 합리적 행동이라는 문제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져왔다.

 

그래서 한때 프리메이슨이라든가 UFO 등 음모론(conspiracy theory) 관련 서적이나 글 및 동영상 등을 섭렵하는 과정을 거쳤고 덕분에 사고의 균형과 열린 마음을 가지려 노력하는 자세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이곳 칼럼에서 요즈음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사회에서는 제대로 된 정보를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독재를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 올더스 헉슬리의 통찰력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겠다.

 

그동안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안들이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논리와 우격다짐으로 우리 사회를 짓눌러 왔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에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실이 터져 나옴으로써 이즈음 우리 국민들도 상상을 초월하는 많은 증거를 확인하게 되었고 또한 새롭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본다. 검찰은 이번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불행히도 검찰을 신뢰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즉 아직도 본질을 호도하고 일반 대중을 속이려는 세력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모두 합리적 의심을 가지고 사건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와 처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주시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해있다. 그동안 누적되어온 실정 탓으로 경제 지표가 계속 악화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던 중 이번 사태로 말미암아 결정타를 맞게 되는 것은 아닌지 지극히 불안하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가뜩이나 경제적인 외부충격에 취약한 우리 전북의 경우에는 그 타격이 더욱 클 것이다. 따라서 일시적인 감정대로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 의심을 바탕으로 검찰이나 언론의 대응 방식을 예의 주시하면서 적절한 행동을 취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http://www.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30725

 

 


2016 12. 20

선택과 집중

 

최근 12월에 발표된 두 개의 상반된 뉴스가 나의 눈길은 끌었다. 하나는 해외여행 증가로 우리나라 가계가 외국에서 쓴 돈이 3분기에 8조 원을 넘어섰다는 뉴스이다. 126일자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7~9월중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소비한 금액은 82,149억원으로 집계되어 가계의 해외소비액이 사상최초로 분기 기준 8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다른 하나의 뉴스는 고용노동부가 1214일자 발표한 노동자 임금체불 해소방안에 관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임금체불 규모는 13,039억원, 피해노동자수는 29.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884억원에 비해 1,154억원 늘어났다고 한다. 현재까지 임금체불액이 가장 많았던 해는 세계적인 금융위기 직후인 200913,488억원이었으나, 올해 12월분까지 합치면 올해가 사상 최대 금액을 기록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각기 다른 날짜에 다른 기관에서 발표한 두 건 모두 올해 들어 금액의 규모가 사상 최대에 달할 것이라는 내용인데 해외여행지출액과 임금체불액이라는 금액의 성격이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상식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여행지출이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상기 기사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니 조선업 및 해운업의 침체에 따른 임금체불액이 증가한 반면 소비여력 인구의 해외여행 증가에 따라 해외소비가 증가하였다고 하는 데 근본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징후는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기초연금제도의 파격적 도입 및 노인 인구의 증가 등에 힘입어 수치상으로나마 개선되어 오던 우리나라의 소득분배지표가 올해 들어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추세의 반전은 향후 상당기간동안 지속할 전망인 데 이는 정부의 소득재분배정책의 효과가 한계점에 달하였고 그동안 추진해온 재벌위주 경제정책의 부작용으로 우리나라 경제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라 한다. 또한 소득의 불평등이 자산의 불평등으로 이어져 불평등이 장기적으로 고착화되고 빈곤이 대물림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제까지의 소득분배 악화와는 차원이 다른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얼마 전 세계를 휩쓴 피케티의 분석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빈익빈 부익부라는 자본주의의 내생적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고 공공재의 공급을 확보하고 빈부의 격차를 완화함으로써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해주는 역할을 하는 주체가 바로 정부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통령을 선출하고 공무원들을 고용하며 세금을 납부한다. 그런데 그동안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의 정책 운용행태는 어떠했으며 오늘날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은 어떠한가?

 

 분배문제가 악화할수록 내수부진과 투자위축 그리고 경기침체로 이어져 우리 경제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다. 최근 발표된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급격한 상승추세를 보여 오던 가계부채의 규모가 약 1,300조원 수준에 달하여 경제위기의 뇌관이 되는 가운데 최근 미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조치와 내년도에도 지속적인 인상 계획을 밝혀 우리경제는 그야말로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한 형국이다.

 

 뒤늦은 감이 있으나 국민들의 촛불시위에 힘입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헌법재판소는 갖은 궤변과 술수로 시간을 최대한 끌어보려는 부패세력의 시도에 현혹되지 말고 대통령 탄핵에 대한 심의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여 빠른 결정으로 국기를 바로잡고 나라를 정상화하는 데 진력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생각한다면 어설픈 개헌논의나 속보이는 집권전략으로 세월을 허송하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정치와 경제를 정상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위기에 처한 기업이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통하여 위기를 돌파하고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노력을 하듯이 지금 상황에서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우리 사회가 불행했던 일탈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정상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http://www.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34624


 

 

2017. 1. 19

맞불집회 단상

 

지난 연말 서울 시내에 나갔다가 우연히 맞불집회 현장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촛불집회에 나온 사람들의 의견만이 국민의 뜻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들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목적의 집회가 맞불집회이다. 촛불집회의 규모에 비교할 바는 못 되지만 그래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사실 자체가 참으로 경이롭게 느껴졌다. 그들이 들고 있는 구호들을 살펴보니 아마도 특검의 조사 내용이나 언론의 보도 자체가 허구라고 생각하거나 박대통령이 최순실의 꾀임에 넘어간 희생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모여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대부분 행색이 초라하고 나이 먹은 사람들이 많았고 태극기를 들고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젊은 사람들이나 가족단위로 나온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그들이 손에 쥐고 흔들고 있는 태극기도 무료로 나눠주는 곳도 있지만 돈을 주고 사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보도된 바와 같이 정부지원을 받는 기관이나 단체에서 조직적으로 참가자들을 동원한 것도 사실이겠지만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들도 많은 듯 보였다.

 

현장을 둘러보니 돈이 많거나 사회가 개혁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기득권층 사람들이 맞불집회에 참석할 것이라는 나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알았다. 그래서 생각해 본 것이 미국의 경제학자 베블런(Thorstein Veblen)의 유한계급론이다. 베블런은 돈과 권력을 소유하고 있는 유한계급의 사람들은 현 체제의 지속을 원하기 때문에 보수주의를 선택하는 데 비해 가난한 사람들은 당장 일상과 생존만으로도 너무나도 힘겨운 상태이기 때문에 기존제도나 생활방식의 문제를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할만한 여력을 갖지 못하여 보수에 머문다고 하였다.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증가한다는 베블런 효과와 함께 베블런의 명성을 드높혀 준 분석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일반적인 보수와 진보의 구분법에 의거 맞불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보수측에 속한 사람들일 것으로 짐작할 일이 아니다. 보수정당을 표방해온 새누리당에서 뛰쳐나온 사람들이 보수의 가치를 지키겠다며 바른정당을 만들고 있으며 기존 새누리당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엄청난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이번 박근혜 게이트는 보수측에서도 잘못된 일이라고 인정하고 있는 상태이다. 대통령, 비선실세, 청와대, 정부 그리고 대기업이 한데 어우러져 뒷거래로 탈세와 범죄를 저지르고 헌법과 법률을 유린한 이번 사태는 분명히 보수층마저도 용납하기 힘든 사태인 것이다.

 

그래서 공개된 장소에서 잘못된 것을 옹호하면서 자신들이 마치 애국하는 사람들인 것으로 착각하며 태극기를 흔들어 대는 행위는 일종의 병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내린 결론의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 설사 정반대의 중요한 증거가 훨씬 더 많다고 해도 이를 무시하거나 간과하며 미리 결정한 내용에 매달리는 인간의 성향, 즉 우리 모두에게 내재해 있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 심화한 상태라 여겨진다. 혹자는 허구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현상인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이 만연한 사회라는 분석을 하기도 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권리를 갖는다. 또한 우리나라의 발전보다는 혼란을 바라는 불만세력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맞불집회라는 행위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진보와 보수라 해서 대립할 문제가 아닌 정의와 부정, 진실과 조작, 준법과 비리 등을 구분해 내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 우리 사회가 보다 선진화된 국가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맞불집회와 같이 국력을 소모하는 행위는 소멸하고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온 국민의 뜻이 모여 하루빨리 우리사회가 건전하고 정상화된 사회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http://www.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38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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