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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2. 26. 16:04 그나머지

나이를 먹어가면서 조금은 종교적으로 되어가는 탓일까? 한달여전 주일미사에 갔다가 미사후 조그마한 묵주를 하나 샀다. 사실 나는 선물로 받은 묵주나 여행지에 가서 샀던 묵주도 있고 반지묵주, 팔찌묵주, 5단묵주, 1단묵주 등 형태별로도 여러종류의 묵주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날따라 조그마하고 아주 예쁜 묵주가 내눈에 쏙 들어 하나를 산 것이다. 


묵주만 많으면 뭘해.. 묵주신공을 자주해얄 것 아닌가? 그동안 나는 묵주신공을 할 때에는 특별히 묵주를 챙기지 않고 내 손가락을 사용하여 하나씩 짚어가며 기도를 하곤 했다. 그렇게 하다보니 나름대로 성모송을 세는 요령이 생겨서 환희의 신비, 빛의 신비, 고통의 신비, 그리고 영광의 신비까지 기도를 할 때에도 별다른 어려움없이 기도를 해왔다. 그러면서도 지나치게 편의위주로 기도를 한다 싶어 나름 켕기는 느낌을 가졌던 탓인지 눈에 띄는 묵주를 하나 구입한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저녁 친구들을 만나러 가던 날, 아니 그 친구들을 만나서 술을 마시던 중 내가 예쁜 묵주를 하나 샀다고 자랑을 하려 호주머니를 뒤져보니 묵주가 없어진 게 아닌가? 아마도 길을 걸으며 장갑을 끼고 벗고 했는 데 그 과정에서 호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뺐다하면서 딸려나와 잃어 버린 것 같았다. 어찌나 서운하던지... 가격으로는 몇푼되진 않았으나 모처럼 기도를 제대로 해보겠다고 마음먹고 구입한 것이라 무척 허전하였다. 특히 성모마리아께서 나의 기도를 외면하시는 의미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동안 내자신의 행동에 뭔가 부족한 점은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몹시도 서운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날 저녁 내가 약속장소로 가던 길을 다시 한번 걸으며 길바닥을 유심히 살펴 보기도 했고 주일미사 때 성당에 간 김에 잃어버린 것과 똑같은 묵주를 사려고 성물방에 들르기도 했는 데 그와 비슷한 묵주는 없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엊그제 우연히 전에 입었던 양복을 입을 일이 있어 챙겨입고 보니 윗옷 호주머니에서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그 묵주가 다시 나오는 게 아닌가?  이게 무슨 조화? 반갑기도 했고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이 찔끔 날뻔했대니깐... ㅋ  


이건 필시도 성모마리아께서 나에게 묵주신공을 제대로 해보라는 의미에서 그동안 약간의 시련(?)을 주신 것일 게야. 다시 묵주가 나타난 것이 기적같다는 느낌이 들어 기쁜 마음에 일단 환희의 신비를 먼저 한단 바치고 앞으로는 틈나는대로 묵주신공을 바칠 것이며 보다 소중하게 묵주를 다루겠다고 결심하였다. 그래서 이런 글도 장황하게 올려보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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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발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