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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투데이에 좋은 기사 하나가 떴다.

맞아도 되는 기자는 없다.


일부만 옮겨보면...


중국 측 경호원 한국 기자 폭행 사건은 심각한 사안이다. 어떤 이유가 됐든 취재진에 대한 폭행은 발생해선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당시 쓰러진 기자 얼굴을 경호원이 발로 가격하는 장면을 보면, 경호과정에서 발생한 단순충돌로 보기 어렵다. 이런 불상사가 문재인 대통령 중국 국빈 방문 중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국 당국이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이유다.


이번 사건은 폭행의 심각성과 별개로 한국 언론에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졌다. 한국 취재진이 중국측 경호원들에 의해 물리적 폭행을 당했는데도 비난 여론은 경호원이 아니라 기자를 향했다. 심지어 인터넷과 SNS에선 ‘맞을 짓 했다’ ‘오죽했으면 맞았을까’ ‘기레기는 맞아도 싸다’ ‘더 맞아야 정신 차린다’ 등의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국 언론과 기자들에 대한 국민 신뢰가 얼마나 바닥으로 떨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 다.  



▲ 중국 경호인력들이 이충우 매일경제 사진기자(가운데 모자이크 부분)를 둘러싸고 복도로 나가고 있다. 사진=CBS 제공 영상 캡쳐

▲ 중국 경호인력들이 이충우 매일경제 사진기자(가운데 모자이크 부분)를 둘러싸고 복도로 나가고 있다. 사진=CBS 제공 영상 캡쳐


이런 상황은 언론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일부 언론은 문 대통령 방중 기간 동안 불필요하고 지엽말단적인 상황을 부각시키며 방중 성과를 폄훼했다. 한중 관계를 최악으로 만들어버린 박근혜 정부의 외교 난맥상은 고려하지 않은 채 근거도 불분명하고 실체도 없는 ‘저자세 외교’ ‘굴요외교’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파면 당한 대통령 박근혜씨가 의전과 패션에만 신경 쓰다 한중 관계는 물론 한국 외교를 바닥으로까지 추락시킨 게 엊그제 일이다. 이런 상황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 입장에선 일부 언론의 문 대통령 방중 보도를 악의적·편파적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
......................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나도 전적으로 동감이다.


그런데 윗글을 읽고 나니 갑자기 어렸을 때 읽은 ‘양치기 소년’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치자 동네사람들이 모두 소년을 구하기 위해 몽둥이를 들고 나타났으나 거짓말이 3번째 반복되었을 때 동네사람들이 아무도 구해주러 오지 않아서 진짜 늑대에게 잡혀 먹혔다는 이야기.


생각해 보자. 그 소년은 사악한 목적이 없었다. 그저 양치기로 앉아 있자니 너무 심심하고 무료해서 재미삼아 거짓말을 한 것 뿐이다. 덕분에 동네사람들도 모처럼 재미를 느꼈을 것이다. 무료한 시골생활에 얼마나 따분했을까? 더구나 소년을 구한다는 사명감에 힘껏 달리기 운동도 했을 터이니 건강에도 보탬이 됐을 거다. 그런데도 불쌍한 소년은 늑대에게 찢겨 죽어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 


사악한 목적을 가지고 거짓말을 해대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언론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다. 데스크의 잘못이지 말단 기자나 사진기자들이야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맞는 말이다. 이번에 얻어터진 기자야 말로 알고 보면 정말 재수없고 불쌍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왜 나는 저런 글을 쓰는 기자들에 대한 미움이 가시지 않을까? 아마도 어렸을 때 양치기 소년에 대한 우화를 좀 더 철저히 배우지 못한 탓이리라. 


아무튼 이 글의 제목은 ‘죽어도 되는 소년은 없다.’로 정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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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발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