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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16. 19:34 여행잡담

갑자기 일정이 촉박해져서 보스톤에 들를 여유가 없어졌다. 오늘 밤 자정 효은이가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 되기 때문에 우린 다시 뉴욕으로 가야될 상황이다. 프레이밍햄에서 바로 뉴욕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이제는 95번 고속도로를 타고 남서쪽으로 달렸다. 최초 계획에 의하면 메인주까지 올라가서 랍스터를 먹는 것이었으나 이제는 뉴욕으로 가는 길에 눈에 띄는 해산물 가게에 들러 랍스터를 먹어야 할 판이다. 그래서 들른 곳이  프로비던스이다. 그곳에서 브라운 대학을 한바퀴 돌았는 데 비가 온 뒤라서 그런지 바람이 거세게 불어 걸어다니면서 시간을 보내기가 쉽지 않았고 아직 점심 때가 되지 않은지라 좀 더 내려가 보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뉴헤이븐에 위치한 레드 랍스터라는 레스토랑에 도착한 것이 대략 12시경. 우리는 그곳에서 랍스터로 식사를 하고 메인주까지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식사를 마친 후 그곳이 유명한 예일대가 있는 곳이라는 것이 생각나 예일대에 들러 보기로 하였다. 예전 미국에서 우리 가족들이 동부지역을 여행할 적에 보스톤에 들러 하바드, MIT 등 유명 대학은 둘러 보았으나 예일대는 가보지 못했었다. 예일대에 도착하였을 땐 날씨도 한층 좋아졌고 비가 온 뒤의 청결함과 예일대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어울려 정말 아름다운 풍광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그곳에서는 설립자의 구두인가? 발끝을 만지면 3대 안에 예일대에 입학하는 자손이 나온다는 속설 때문에 구두가 반질반질해 진 동상이 있어서 우리도 만져 보았다.






뉴욕에 근접해 갈수록 교통도 복잡해 지고 차량도 많이 밀렸다. 그때 내 눈앞에서 승용차 한대가 엄청나게 큰 트럭에 옆구리를 치여서 한바퀴 빙그르 도는 사고를 눈앞에서 목격하였는데 내가 재빨리 브레이크를 밟으며 옆으로 비켜섰기 망정이지 하마트면 미국까지 와서 교통사고를 당할뻔 하였다. 정말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운전 조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졌다. 케네디공항에 도착한 시각이 대략 저녁 8시경. 비행기가 이륙할 시각이 상당히 남았지만 우리도 빨리 뉴욕을 벗어나야 했기에 효은이를 공항에 내려놓고 다시 남쪽을 향하여 달렸다. 뉴욕 부근 도로는 왜 이리 복잡한지 27년 전에도 뉴욕 부근에만 오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더니 지금도 그 증상엔 변함이 없었다. 아마도 유명한 뉴저지 턴파이크가 복잡한 도로체계 때문에 그처럼 악명이 높아진 것이 아닌가 싶었다. 


95번 도로를 타고 내려가다가 날도 어두워졌고 오랫동안 운전을 하느라 지친 상태여서 숙소를 구하기 위해 휴게소에 들러 숙박안내 팜플렛과 벽에 붙어있는 안내광고판 등을 훑어 보았다. 다음 출구(exit) 가까이에 위치한 Traveller's Inn으로 가기로 결정하였다. 해당 출구로 나서서 내비가 안내하는 대로 차를 몰았는데 광고판에 나와있는 그림과는 달리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깜깜한 밤길을 달린 뒤에야 모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내가 짧은 영어 탓에 미국에 와서 첫 에피소드를 만들게 된다. 입구에 위치한 사무실에 들어가 방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있다고 하면서 한명이냐고 묻길래 두명이라면서 두손가락까지 펼쳐가며 얘기해 주었다. 키를 받아 들고 방에 들어가서 샤워를 하고 난 뒤 너무 피곤했던 나는 곧 잠에 골아 떨어졌는 데 갑자기 한밤중에 난리가 난 거다. 마누라가 옆에서 벌벌 떨면서 전화통이 수십번 울리고 어떤 녀석이 창문을 마구 두드린다면서 나를 깨웠다.

 

졸린 눈을 부벼가면서 방문을 열었더니 아까 나에게 키를 준 직원이었다. 2시간 쇼트타임을 사용키로 했는 데 왜 안나가느냐고 묻길래 이게 무슨 소리? 한참 동안 설명끝에 서로 미스커뮤니케이션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추가 요금을 더내고 하루밤을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그 직원이 나에게 원아워? 하고 물었었는데 난 사람이 한명이냐고 묻는 것으로 알아듣고 투퍼즌 이라고 답했고 그녀석은 투아워라고 알아 들었던 것. 미국에도 대실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네. 모텔도 후지더만 그런 곳을 찾는 남녀도 있나? 아니면 트럭운전사들이 잠깐 한숨 자고 가는 것인지...  


문제의 Traveller's Inn을 구글맵에서 찾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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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발노인
2017. 11. 16. 16:15 여행잡담

아침에 일어나 호텔 창밖을 보니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가을비는 처량하다. 별다른 관광 목적은 없지만 그래도 비가 내리는 것을 보니 오늘 하루 관광은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우드베리 근처에서 숙박을 했어도 오늘 아침에 상쾌한 기분으로 달려 이곳으로 오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자 어제 저녁 공연히 화를 낸 내 자신이 조금은 부끄러워 졌다. 


호텔 창밖에 비가 내리는 풍경


미국에 스프링필드라는 지명이 270여곳 된대는 데 사실 이곳 마사츄세츠주의 스프링필드에 온 이유는 효은이 후배가 이곳 종합병원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하고 있어서 후배를  만나기 위해 오게 된 것이다. 그래서 오전중엔 효은이 후배가 호텔로 찾아와서 둘이 함께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떠나고 우린 동네 주위를 돌면서 미국 대형 슈퍼에도 들러보고 주유하는 것도 시도해 보고 고급 주택가를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또한 이곳 스프링필드가 농구의 발상지로서 1891년 네이스미스가 YMCA에서 최초로 농구를 시작한 것을 기념하여 농구 명예의 전당이 세워져 있다 해서 찾아가 보았다. 그러나 농구에 별다른 취미가 없는 나로서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점심으로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게 되었는 데 참으로 오랫만에 먹어본 오리지날(?) 햄버거였다. 




오후엔 보스톤을 향하여 달렸는 데 비가 계속 내려서 중간 중간 쉬면서 달리다가 보스톤 근처  프레이밍햄이란 곳에 숙소를 구해서 일찌감치 여장을 풀었다. 근데 그곳이 월마트나 메이시 등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 등이 포진해 있는 곳이어서 비가 오는 가운데 시간을 때우기엔 괜찮은 곳이었다.





숙소는 전형적인 미국의 모텔형 숙소로 1층 건물에 자기 차량을 각자 자기 방앞에 대고 수시로 들랑거릴 수도 있고 아무튼 겉모습은 그럴 듯 하였으나 방안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났으며 어찌하랴 창밖에 비는 내리고 우린 함께 탁자에 둘러앉아 맥주를 마시기 시작하였다. 한참 술을 마시던 중 참으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으니 효은이 귀국일이 바로 내일 밤이라는 사실이었다. 시차 계산에서 헷갈린 효은이가 내일 밤 하루를 더 묵고 모레쯤 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여행 계획을 짜고 있었는 데 아무래도 계산이 이상하여 취중에 여러번 확인해 본 결과 내일밤 자정 비행기를 타고 떠나야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올 때 하루를 벌었으니 갈 때는 하루를 날려야 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거다. 조촐하게 시작한 술파티가 그야말로 이별의 파티가 되어 버렸고 그래서 우리는 술을 자꾸 마시게 되어 결국 여행중 틈틈히 마시려고 산 맥주를 박스째 모두 마셔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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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발노인
2017. 11. 16. 09:28 여행잡담

오늘은 토요일. 효은이 학회가 끝나는 날로서 3일간 머물렀던 호텔에서 쳌아웃하고 공항에 가서 차를 빌려 광활한 미국땅을 돌아다니기 시작할 날이다. 호텔 부근에 Hertz 렌트카 사무소가 있어서 예약 차량 픽업장소를 이곳으로 바꿔줄 수 없느냐고 물었더니 가격체계가 달라서 뉴욕사람들도 차량을 빌리려면 공항 렌트카 센터로 나간다고 한다. 주차공간 등의 문제로 시내에서 차량을 빌리는 것이 훨씬 비싼 것이다. 일단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택시를 호출하여 커다란 여행가방 3개를 싣고 공항 렌터카 센터로 향하였다. 알고보니 공항과 맨하튼간에 요금이 65달러로 고정된 시영택시가 있는 데 진즉 알았더라면 입국시에도 이것을 이용했었을 것이다. 뉴욕시내를 돌아다니는 옐로우캡 택시가 아니고 아마도 승용차를 가지고 있는 개인이 뉴욕시청에 신청하여 일정한 심사를 거쳐 일정기간동안 택시업에 종사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다시 공항으로.....


공항렌터카 센터는 공항 주건물 구역에 있는 게 아니고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나중에 차량 반납후에는 에어트레인을 타고 공항쪽으로 이동해야 할 정도로 거리가 떨어져 있었다. 렌트카 회사에 도착하여 예약차량을 인수코자 하였으나 업무상의 착오가 있었는지 아니면 너무 많은 차량 신청을 받아 들였는지 공급차량 댓수가 모자라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약 한시간 가량을 대기하였는 데 차량이 입고되는 대로 신청차량과 동급이면 무조건 수령인의 의사를 묻고 배정해 주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마침 SUV가 배정되어서 나는 오케이 하고 차량을 인수받아 끌고 나왔다. 아마 내가 당초 신청한 중형 세단보다는 한단계 윗등급이 아니었나 싶다.


렌터카 번호판이 버몬트.  이후 버몬트에서 이곳까지 왔느냐는 질문을 서너번 받았는 데 버몬트보다 더 먼 곳인 한국에서 왔다고 대답.


차량을 받긴 받았는 데 뚜렷하게 목표지를 정하지 못한 나로서는 이번 미국행을 가능하게 해준 효은이의 뜻을 따라 주기로 했다. 그랬더니 뉴욕주에서 아울렛으로 이름난 우드베리로 가자는 게 아닌가? 사실 관광와서 이런 쇼핑센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만큼이나 바보같은 짓이 없을진대 어찌하랴, 마눌님까지 나서서 편을 드는 바람에 그곳으로 향하여 가기로 하였다. 얼마 정도 거리가 떨어진 곳인지 확인하지도 않고 출발하였는 데 뉴욕주의 크기가 큰 탓인지 가도 가도 우드베리는 나타나지 않았다. 



할 수없이  어차피 오랫만에 달려보는 미국 고속도로의 경치에 취해 가을의 단풍을 만끽하면서 달린다고 자위하면서 한참을 달리고 달려 오후 4시경 우드베리 아울렛에 도착하였다. 우드베리 아울렛은 정말 엄청나게 큰 규모로 차량 10,000 여대를 넘게 주차할 수 있다는 주차장에 주차할 곳을 찾기 힘들어 한참 돌아 다녀야만 했다.  


여기서 미국 여행시 필수적인 내비게이션에 대해서 한마디. 한국에서 출발할 때 나는 우리나라에서처럼 앱을 깔면 내비를 쉽게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검색을 해보았더니 웨이즈(Waze)라는 앱이 있댄다. 그래서 그것을 깔고 사용할 요량으로 렌트카 계약시 별도로 내비를 추가 옵션으로 달지 않았다. 미국에 와서 보니 구글맵이 내비로도 그리 좋다고 해서 그것을 사용하였는 데 쓰면 쓸수록 그 진가가 발휘되는 느낌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구글맵의 내비 기능이 차단되어 있다고 한다. 아무튼 구글맵은 미국여행에서 필수품의 하나인 것이 분명하다.



우드베리에 도착해서 마눌님과 효은이는 쇼핑하러 다니고 나는 그냥 혼자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 7시가 될 때까지 연락이 없어서 홧김에 눈앞에 보이는 상가에 들어가 옷가지 몇개와 구두 한켤레를 샀다.  한국에서 구입해서 신고온 새신발의 바닥창이 떨어질 기미를 보여 불안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뒤늦게 돌아온 두사람의 말에 따르면 맘에 드는 물건이 별로 없어서 득템을 하지 못했다는 거다. 더욱 화가 났다. 한편 그 엄청나게 넓은 아울렛 주차장에 차를 댈 장소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빽빽히 들어찬 차량을 보면서 쇼핑을 밝히는 것은 비록 우리집 여자들 뿐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긴 하였다. 




그런데 이런 여행에 익숙치 못한 우리 딸이 숙소를 100마일 이상 떨어진 마사츄세츠주의 스프링필드에 예약을 해 놓았다네. 이젠 깜깜한 밤길을 2시간여 달려가야 할 형편이다. 이런 경우 우드베리 근처에도 숙소가 있을 터인즉 그곳에 들어가서 일박하고 다음날 새벽 조금 일찍 일어나서 상쾌한 기분으로 달리는 게 좋지 않았겠는가 라고 일장 훈시를 한 다음 당일 예약한 것이라 취소를 해도 환불이 되지 않으니 할 수 없이 밤길을 달려 그곳으로 향했다. 화를 내며 운전하는 내모습이 불안했던지 중간에 효은이가 운전을 하겠다고 해서 효은이가 밤길을 달려 밤 10시경 숙소인 스프링필드의 라퀸타 호텔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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