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요일. 효은이 학회가 끝나는 날로서 3일간 머물렀던 호텔에서 쳌아웃하고 공항에 가서 차를 빌려 광활한 미국땅을 돌아다니기 시작할 날이다. 호텔 부근에 Hertz 렌트카 사무소가 있어서 예약 차량 픽업장소를 이곳으로 바꿔줄 수 없느냐고 물었더니 가격체계가 달라서 뉴욕사람들도 차량을 빌리려면 공항 렌트카 센터로 나간다고 한다. 주차공간 등의 문제로 시내에서 차량을 빌리는 것이 훨씬 비싼 것이다. 일단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택시를 호출하여 커다란 여행가방 3개를 싣고 공항 렌터카 센터로 향하였다. 알고보니 공항과 맨하튼간에 요금이 65달러로 고정된 시영택시가 있는 데 진즉 알았더라면 입국시에도 이것을 이용했었을 것이다. 뉴욕시내를 돌아다니는 옐로우캡 택시가 아니고 아마도 승용차를 가지고 있는 개인이 뉴욕시청에 신청하여 일정한 심사를 거쳐 일정기간동안 택시업에 종사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다시 공항으로.....
공항렌터카 센터는 공항 주건물 구역에 있는 게 아니고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나중에 차량 반납후에는 에어트레인을 타고 공항쪽으로 이동해야 할 정도로 거리가 떨어져 있었다. 렌트카 회사에 도착하여 예약차량을 인수코자 하였으나 업무상의 착오가 있었는지 아니면 너무 많은 차량 신청을 받아 들였는지 공급차량 댓수가 모자라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약 한시간 가량을 대기하였는 데 차량이 입고되는 대로 신청차량과 동급이면 무조건 수령인의 의사를 묻고 배정해 주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마침 SUV가 배정되어서 나는 오케이 하고 차량을 인수받아 끌고 나왔다. 아마 내가 당초 신청한 중형 세단보다는 한단계 윗등급이 아니었나 싶다.
렌터카 번호판이 버몬트. 이후 버몬트에서 이곳까지 왔느냐는 질문을 서너번 받았는 데 버몬트보다 더 먼 곳인 한국에서 왔다고 대답.
차량을 받긴 받았는 데 뚜렷하게 목표지를 정하지 못한 나로서는 이번 미국행을 가능하게 해준 효은이의 뜻을 따라 주기로 했다. 그랬더니 뉴욕주에서 아울렛으로 이름난 우드베리로 가자는 게 아닌가? 사실 관광와서 이런 쇼핑센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만큼이나 바보같은 짓이 없을진대 어찌하랴, 마눌님까지 나서서 편을 드는 바람에 그곳으로 향하여 가기로 하였다. 얼마 정도 거리가 떨어진 곳인지 확인하지도 않고 출발하였는 데 뉴욕주의 크기가 큰 탓인지 가도 가도 우드베리는 나타나지 않았다.
할 수없이 어차피 오랫만에 달려보는 미국 고속도로의 경치에 취해 가을의 단풍을 만끽하면서 달린다고 자위하면서 한참을 달리고 달려 오후 4시경 우드베리 아울렛에 도착하였다. 우드베리 아울렛은 정말 엄청나게 큰 규모로 차량 10,000 여대를 넘게 주차할 수 있다는 주차장에 주차할 곳을 찾기 힘들어 한참 돌아 다녀야만 했다.
여기서 미국 여행시 필수적인 내비게이션에 대해서 한마디. 한국에서 출발할 때 나는 우리나라에서처럼 앱을 깔면 내비를 쉽게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검색을 해보았더니 웨이즈(Waze)라는 앱이 있댄다. 그래서 그것을 깔고 사용할 요량으로 렌트카 계약시 별도로 내비를 추가 옵션으로 달지 않았다. 미국에 와서 보니 구글맵이 내비로도 그리 좋다고 해서 그것을 사용하였는 데 쓰면 쓸수록 그 진가가 발휘되는 느낌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구글맵의 내비 기능이 차단되어 있다고 한다. 아무튼 구글맵은 미국여행에서 필수품의 하나인 것이 분명하다.
우드베리에 도착해서 마눌님과 효은이는 쇼핑하러 다니고 나는 그냥 혼자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 7시가 될 때까지 연락이 없어서 홧김에 눈앞에 보이는 상가에 들어가 옷가지 몇개와 구두 한켤레를 샀다. 한국에서 구입해서 신고온 새신발의 바닥창이 떨어질 기미를 보여 불안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뒤늦게 돌아온 두사람의 말에 따르면 맘에 드는 물건이 별로 없어서 득템을 하지 못했다는 거다. 더욱 화가 났다. 한편 그 엄청나게 넓은 아울렛 주차장에 차를 댈 장소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빽빽히 들어찬 차량을 보면서 쇼핑을 밝히는 것은 비록 우리집 여자들 뿐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긴 하였다.
그런데 이런 여행에 익숙치 못한 우리 딸이 숙소를 100마일 이상 떨어진 마사츄세츠주의 스프링필드에 예약을 해 놓았다네. 이젠 깜깜한 밤길을 2시간여 달려가야 할 형편이다. 이런 경우 우드베리 근처에도 숙소가 있을 터인즉 그곳에 들어가서 일박하고 다음날 새벽 조금 일찍 일어나서 상쾌한 기분으로 달리는 게 좋지 않았겠는가 라고 일장 훈시를 한 다음 당일 예약한 것이라 취소를 해도 환불이 되지 않으니 할 수 없이 밤길을 달려 그곳으로 향했다. 화를 내며 운전하는 내모습이 불안했던지 중간에 효은이가 운전을 하겠다고 해서 효은이가 밤길을 달려 밤 10시경 숙소인 스프링필드의 라퀸타 호텔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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