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천북 굴단지에 대해 KBS에서 방영한 ‘3일’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한 적이 있었다. 갑자기 그 생각이 나서 주말에 굴이나 먹으러 갈까 싶은 생각이 들어 관광상품 검색을 해보았더니 「여행스케치」에서 진행하는 ‘천북 굴 먹고 온양온천에서 힐링하고 겨울산사 산책까지..’라는 당일 버스여행 상품이 있었다.
http://www.toursketch.co.kr/detailview.html?tid=108282
뒤늦게 신청한 관계로 마감이 되었다지만 혹시 빈자리 있으면 합류하겠다 했더니 다행히 자리가 있다 해서 지난 토요일 수덕사 – 천북굴단지- 온양온천 코스의 버스여행을 하였다. 주말밖엔 짬이 안 나고 이제는 복잡한 고속도로 운전하기도 귀찮을 때는 그저 버스여행이 최고다.
수덕사는 예전에 ‘수덕사의 여승’이라는 유행가도 따라 불렀던 기억이 있는 데 이번에 난생 처음 가보았다. 덕숭산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고즈넉한 절로서 주위 풍광이 아름답고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한국 근대 선불교의 요람으로 현재 대한조계종 5대 총림 가운데 하나이며 지은 지 700년이 넘은 대웅전 및 석탑과 서화 등 유명 문화재가 가득한 곳이다.
이어 천북 굴단지에 도착하였는 데 곳곳에서 손님들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치열하였다. 나는 TV에서 본 기억이 나서 제일 후미진 곳에 위치한 조금은 한적한 곳으로 찾아가 굴을 주문하였다. 굴 한 망태(아마 10Kg이래지...)를 사서 조금은 구워먹고 나머지는 찜으로 해서 먹었는 데 뭐 별다른 요리 솜씨가 필요한 음식이 아니라서 아무 곳이나 조용한 곳에 찾아들어가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당연히 자리는 바다가 보이는 최고로 전망 좋은 곳을 잡을 수 있었다.
굴로 배를 채운 다음 관광버스를 타고 졸며 도착한 온양시는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곳에서 온천욕을 하던지 시내구경을 하라며 2시간 자유시간을 주었는 데 마눌님께서는 2시간은 온천욕 하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니 시장구경이나 하자는 것이었다. 사실 겨울 온천이라 하면 눈이 푸근히 내리는 깊은 산골마을에서 노천탕을 즐기는... 뭐 그런 것이 었는 데 여기는 시내 한복판에 때마침 온양 5일장 (4일, 9일)이 서는 날이라서 시내구경을 하는 편이 나을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족욕장에서 간단히 족욕을 한 다음 온양 전통 시장 및 5일장을 둘러보았다. 이것 저것 눈요기 할 것도 많고 먹음직스러운 길거리 음식도 많았지만 이미 굴로 배를 잔뜩 채운 터라 사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온양을 다녀간 흔적은 남겨야지 생각하고 있던 중 곳곳에서 팔고 있는 소형라디오에 눈길이 갔다. 이따금 등산을 가거나 길을 걸을 때 영감님들이 흥에 겨워 볼륨을 키워 듣고 있는 흘러간 옛노래가 나오는 라디오를 본 적이 있었다. 시골 장터라서 그랬나 조금은 유치한 듯한 유행가가 흘러나오는 빨간 라디오가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각종 노래가 6340곡이나 들어있는 데 가격은 3만 5천원. 그러고 보니 나도 영감인 탓인지 웬지 흘러간 옛노래에 끌려서 하나 구입하였다. 이후 서울까지 올라오는 시간 내내 귀에 대고 이런 저런 음악을 듣다보니 너무 너무 잘 샀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요즈음 젊은이들 말대로 득템을 한 거지.
집에 들어와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이게 바로 2~3년 전 ‘효도라디오’라 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그 종류만해도 100여종이 넘는다 한다. 요즈음은 불법 음원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어서 쉽게 구입할 수 없고 시골 장터에서나 볼 수 있는 제품이라 하니 그야말로 득템을 한 거다. 나의 컴퓨터 실력을 발휘해 그동안 다운 받아두었던 mp3 파일들을 다른 micro 카드에 복사해서 끼워 들으니 또 다른 경지가 펼쳐진다. 그러고 보니 집안에 micro SD 삽입이 가능한 라디오가 2개나 굴러다니고 있었네. 이 라디오들에도 새 생명을 불어넣어 마눌님 한 대, 그리고 효도라디오라 하니 어머님에게도 한 대 보내 드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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