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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21. 10:10 여행잡담

아침에 일어나서 차를 몰고 드라이브를 하였다. 주변지역을 돌다보니 아침해가 떠 오른다. 어제 쉐난도아 국립공원에서 맞으려 했던 아침햇살이다. 몇 컷 찍었다. 드라이브를 마치고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모텔에서 떨어져 별도로 지어진 식당에 들어섰다. 대부분 모텔에서는 아침식사를 그냥 부페식으로 차려놓은 상태에서 우리가 알아서 챙겨먹었는 데 이곳 모텔에서는 아침 식사를 제법 그럴 듯 하게 준비해 준다. 종업원이 직접 나서서 서빙을 하면서 토스트를 먹을 것인가? 와플을 먹을 것인가? egg는 스크램블이냐 후라이냐? 베이컨과 포테이토는 어떻게 해서 주느냐? 등 골고루 묻는다. 




아침식사 후 오전 일정을 논의해 봤는 데  마눌님께서는 주변의 미국 문화유적지를 보느라 헤매지 말고  오후에 게티즈버그를 들려가면 될 터인 즉 오전엔 근처에 아울렛 매장이 있으면 가 보자고 한다. 귀국할 때가 되니 쇼핑을 좀 하고 싶으신 모양이다. 지금껏 별다른 불만없이 잘 따라준 보상으로 그 말에 따르기로 했다. 근처 아울렛 매장을 검색해 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Clarksburg Premium Outlets이 있다. 그곳에서 아이 쇼핑겸 물건 몇가지 사고 나니 오전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쇼핑센터에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내비에 게티즈버그를 찍고 달렸다.



270번 고속도로와 15번 국도를 타고 달렸는 데 15번 국도의 주변 경치가 좋았으며 특히 도중에 Thurmont 지역의 풍광이 아름답다고 느껴져 나중에 기회 있으면 한번 다시 들러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Emmitsburg에 가까워 지면서 도로상에 National Shrine Grotto of Our Lady of Lourdes 라는 팻말이 보여 천주교 성지라 생각하고 둘러보기로 하였다. 들어가 보니 주차공간이 잘 구비되어 있고 분위기가 경건해 지는 기도공간도 마련되어있는 나그네 휴식처 같은 곳이었다. 미국의 가톨릭 성인 엘리자벳 앤 시튼이 이곳에 최초의 가톨릭학교를 설립하였으며 미국최초의 여성수도회인 '사랑의 시튼 수녀회' 설립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성지였다. 우리도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면서 미국여행 동안 잘 보살펴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나머지 여행중에도 보살펴 주시라는 기도를 하였다. 성지 바로옆에는 Mt. St. Mary's University가 있었는 데 시간관계상 자세히 둘러보지는 못했다.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게티즈버그가 나타났다. 15번 도로상에서 게티즈버그로 진입하는 출구(exit)가 여러개 있었는 데 우리는 그중에서도 예전 볼티모어에서 접근하던 기억이 나서 볼티모어 파이크(97번 도로)와 연결된 출구로 나와 케티즈버그에 들어섰다. 그 길로 들어서서 얼마 되지 않아 Gettysburg National Military Park의 방문객 안내소에 들어섰다. 안내소 건물도 커다랗게 지어져 있고 예전에 우리가 찾았던 때와는 많은 것이 달라지고 정비된 느낌이었다. 게티즈버그 전장터를 돌며 설명을 해주는 관광버스도 생겼고 안내소 건물내에는 박물관과 기념품가게, 그리고 식당 등이 새로 들어서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이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받은 안내 지도에 따라 차량으로 전장터를 돌아보는 방법을 택하여 한바퀴 돌았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남북전쟁 당시 게티즈버그 전투를 계기로 북군이 우세를 점하여 승리로 이어진 결과 노예해방과 함께 미국이 단일국가로서의 기틀을 다지고 세계 최강의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수많은 미국인들이 이곳을 찾는 것이다. 곳곳에 세워진 기념비석과 동상, 그리고 안내판들이 당시의 전장 상황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었다. 내가 만약 미국인이었다면 역사의 현장인 이곳을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았을 텐데... 나중에 시간이 되면 미국 역사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고 다음 행선지로 발길을 돌렸다.





게티즈버그에서 요크까지 30번 국도를 따라 이동하였는 데 때마침 화창해진 날씨에 머리 뒤에서 비춰주는 햇살 조명이 그리 아름다울 수 없었다. 파아란 하늘에 뜬 흰 구름과 삽상한 공기가 손에 잡힐 듯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냥 이렇게 달리는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요크에 들어서니 도심지에 가까워 질수록  다소 교통이 복잡해 지고 옛날 건물들이 눈에 띄었다. 대형 상가에 주차를 하고 손주들에게 줄 선물과 몇가지 먹을 음식을 구입하다 보니 해가 저물었다. 그래서 요크 근처에서 하룻밤 묵고 가기로 하고 숙소 검색을 해보니 그리 멀지않은 곳에 추억의 '모텔 6'가 두군데나 뜬다. 



모텔 6는 우리가 그 옛날 미국에서 살며 여행할 때 자주 이용하던 숙소이다. 추억의 미국여행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모텔 6에서도 하룻밤 지내야 될 것 같기에 눈에 띄는 모텔 6로 들어가 방을 잡았다. 이전에 쓰라린 경험있는 지라 1시간이 아닌 하룻밤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을 하고 키를 받아 방안에 들어서자 담배냄새도 나는 것 같고 도로쪽에 가까워 소음도 있는 것 같아 방을 바꿔 달라고 했다. 방을 바꿨으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  


할 수 없이 아까 구입한 야채와 과일, 그리고 치즈를 안주 삼아 술 한잔 마시면서 그냥 하룻밤을 지내려 했는 데 웬걸 또 누가 창문을 두드리네. 커튼을 제치고 밖을 내다보니 좀 섹시한 회장을 한 여자가 뭐라고 떠들면서 창문을 두드린 거다. 아마도 나홀로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여인의 마케팅 활동이거나 어떤 녀석이 부른 여인이 방 홋수를 착각했거나 둘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나도 그 여인이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떠들어 대며 커튼을 덮어 버렸다. 이내 잠잠해 졌다.

 


하여튼 내가 묵은 모텔은 예전의 모텔 6가 아니었다. 근처를 둘러보니 신축한 모텔 6가 멀지 않은 곳에 있었고 그곳보다 가격이 싼 이코노 롯지가 바로 옆에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그곳에 주차해 있는 차량 댓수와 차종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추억의 모텔 6는 그저 추억에서나 그럴 듯한 숙소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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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발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