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미국을 떠나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호텔내 식당에 준비되어 있는 식사를 마친 다음 JFK공항으로 향하였다. 밤새 내린 비로 도로는 촉촉히 젖어 있었으며 바람도 세게 불고 있어서 웬지 기분이 우울하였다. 공항까지 소요시간을 체크해 보니 새벽에는 40분 정도로 나와 있었는 데 지금은 1시간 10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온다. 아마도 뉴욕의 아침 출근 시간에 겹쳐 시간이 흐를수록 소요시간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숙소인 Executives 호텔에서 JFK 공항까지의 경로
95번 도로 바로 곁에 위치한 Executives 호텔은 여러모로 만족스러워서 다음에 미국에 올 기회가 있으면 다시 찾고 싶은 숙소이다. 지난번 대실 소동이 있었던 트래블러즈 인 과는 비슷한 지역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모든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월한 곳인데도 가격 차이는 별로 나지 않는 것을 보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엄청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에 따른 비용 차이가 현격하기 때문에 정보 검색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아마도 내가 겪고 기록한 이런 여행기 보다도 더욱 잘 정리되고 유용한 내용도 인터넷상 어딘가엔 있을 것이 분명한 것 처럼....
공항까지 가는 길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마도 내가 미국에 와서 운전하면서 가장 집중력을 발휘해서 운전한 시간이었다. 제대 말년에는 떨어지는 가랑잎도 피해가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미국에 와서 교통사고가 날 뻔한 순간이 두 번 있었는 데 한번은 뉴헤이븐에서 뉴욕으로 올 때 큰 트럭에 부딪친 차량이 내 눈앞에서 빙그르 돌던 사건이고 한번은 엊그제 요크에서 북요크 숙소지역으로 가던 중 내 앞의 차량이 메인도로에 들어서기 전 갑자기 급정거 하는 바람에 하마트면 추돌할 뻔한 일이 있었다.
구글맵 캡쳐 사진
그런데 뉴욕에서 공항까지 가는 길은 왜 이리 밀리나? 항상 정체현상을 빚고있을 뿐만 아니라 통행료만 해도 20불에 가깝다는 Verrazano Narrows Bridge를 짧은 미국 체류 기간동안 4번씩이나 다니고 있는 내 자신을 보니 뉴욕이 바닷가 섬지역에 위치해 있는 데다가 교량이나 도로를 건설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상태의 악조건 지역에 위치한 것 때문이 아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리 사람들은 열악한 환경을 찾아들까? 그것 또한 새롭게 생각해 볼 문제인 것이다.
어찌됐건 무사히 Hertz 렌트카 차고에 도착하여 차량 반납을 마치고 스카이 트레인을 타고 공항으로 향하는 내 기분은 시원섭섭하였다. 까다로운 출국절차를 거쳐 탑승대기 구역에 이르러 남은 잔돈을 모두 털어 맥주 한잔을 마시고 있는 순간의 기분이라니.... 이제 비행기를 타고 한국까지 14시간 정도 걸려 11월 9일 오후 4시에 서울공항에 도착하면 이번 미국여행은 마치게 된다.
* 후기 : 귀국 비행시 이번에도 잠을 별로 자지 않고 영화만 6~7편을 보았다. 그러고 보면 나는 영화도 좋아하는 듯... 타임 투게더, 인터루드 인 프라하, 박열, 카3-새로운 도전, 더 위저드 오브 라이즈 등... (기억을 위해 적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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