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반 道립대학

얼마전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았던 9시반 주립대학이라는 게 있었다.주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술에 관한 이야기, 나아가서는 술 한잔 마시면서 나눌 수 있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올려놓는 사이트로 대학교 운용의 형식을 빌어 총장도 두고 필진들은 교수라 칭하면서  회원가입은 수강신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무척 재미있는 포맷으로 개설한 인터넷 사이트라는 느낌을 받았다.

9시반 주립대학 홈페이지 ( http://www.ahsvuniv.org/ )

내가 이곳 장학숙에 와서 느낀 점중의 하나는 이곳에 입사해 있는 학생들에게 장학숙 설립 취지에 맞는 교육기회를 갖는 게 어렵고 학생들과 좀 더 친근하게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모두들 학교생활 하기에도 바쁜 데다가 이렇다 할 강제수단이 없다 보니 학생들이 함께 모일 기회가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전체학생들이 모일 기회나 시간이 없는 데다가 연중 2번 개최한다는 외부명사 특강시에도 학생들의 참여 실적이 매우 저조하더라.

그래서 금년부터는 학생들의 대규모 참여를 도모하기 보다는 소규모 학생들이라도 좋으니 다만 20~30명 정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명사들을 초청하여 학생들이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들려줄 기회를 갖기로 하였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저녁식사를 마친 7시 반경 외부인사를 모셔다가 소규모 회의실에 모여서 가능하면 맥주라도 한잔씩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름하여 '7시반 道립대학'. 전라북도가 운영하는 장학숙에서 이루어지는 포럼 형식의 배움의 장이기 때문에 道립 이라 하였으나 사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추구하는 것이 바로 道를 세우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道립대학'이라 이름을 붙여 본 것이다. 물론 앞서 언급한 '9시반 주립대학'에서 얻은 아이디어다.  

개최 시간만 정해져 있지 날짜는 강사님들의 사정에 따라 정하기로 했고 횟수는 주 1회 또는 10일에 1번 정도 개최하는 것으로 하였다. 물론 개최일자와 토론주제는 최소한 10일전에는 공지토록 한다.  모시는 강사님들은 젊은 학생들에게 뭔가 소중한 자기의 인생경험을 나누어 주고 싶은 열정이 있으신 분들로서 예산이 충분하지 못하다 보니 별도의 강사료를 지불하지는 못하고 저녁식사나 한끼 대접하는 정도로 하기로 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겠다고 응해 주시어 현재 3월중 일정은 확정되어 있고 4월, 5월중에도 강사님들을 모시는 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듯하다. 문제는 학생들의 참여도 인데 사실은 본인들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것이므로 입소문을 타다 보면 나중에는 소규모 회의실이 좁아져 장소문제로 고민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기우도 없지 않다. 

일단 이번 주말 3월 8일, 저녁 7시반에 개최될 첫 강좌는 서울대 곽수근 교수님의 '경쟁력있는 자기 자신을 만드는 방법'이다.  두번째는 아무래도 내가 한번 나서서 금년도 장학숙 운영방침이나 학생들이 장학숙 생활에서 최대한 수지를 맞추는 요령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해얄 것 같고 다음 강사는 삼성물산에서 임원을 역임하신 분으로서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 그리고 미래 인재가 되기 위한 방법 등에 관해서 강의하는 순으로 '7시반 道립대학'의 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