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은 애인 손을 잡고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즐기지만 어제 늙은 우리 부부는 물 한병 사들고 서로 떨어져 앉아 영화 '서울의 봄'을 보았다.
경노할인 50%를 받기 위해선 인터넷 예매도 안되고 현장발권기 사용도 안되니 매표대 앞 줄을 서서 신분증을 보여주고 티케팅을 해야 한다.
최근 시중의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여서인지 아침 첫 상영프로 인데도 제법 길게 줄이 늘어선 데다가 내 차례가 됐을 땐 중간부분 좌석은 한 두자리가 떨어져 남아 있었던 정도.
두 분 떨어져 앉으셔도 괜찮겠냐는 판매원의 질문에 우린 평생 붙어 살기에 이번 기회에 떨어져 앉아야 된다고 말하며 티켓을 받아 들었다.
Dolby Atmos 사운드가 실감나게 울리는 영화관에 앉아 2시간 남짓 즐긴 영화의 내용은 이미 대충 알고 있는 것.
그러나 구체적인 작전 상황을 시간대 별로 구분해 가면서 펼쳐지는 박진감있는 상황전개와 등장인물의 리얼한 심리묘사는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면 전혀 몰랐을 사실.
모처럼 만에 빼어난 우리 영화를 만난 기쁨도 잠시. 썩어빠진 정치군인들의 통치하에서 온갖 재롱을 떨며 살아온 언론 및 지배계층 군상들의 모습이 오늘날 현실과도 결코 무관치 않다는 생각이 들어 깊은 여운을 남겨준 영화였다.
https://youtu.be/_RGf01-zkqA?si=RnF-RJ9YmQwqxf41
https://youtu.be/LwbpL6wSwPw?si=SNs8gMVx1Ilss4bT
* 전두광(狂)역의 황정민, 이태신역의 정우성 연기력은 참으로 뛰어남. 특히 장태완을 극화한 이태신은 이름도 상당히 바꾸고 모습도 정우성이 역을 맡아 참군인에 대한 감독의 생각을 짐작케 해 줌. 또한 신군부 면면의 이름과 역할 등을 사전에 알고 가면 영화보는 재미가 倍加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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