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장학숙

재미와 보람

백발노인 2014. 9. 1. 06:42

이따금씩 우리는 삶의 본질, 또는 생의 목표 등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내 경우에도 언젠가 이곳에 '깨달음' 이라는 제목으로 포스팅을 한 적이 있었다. 정년퇴임에 즈음하여 노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문제에 대해 '재미있게 살자' 정도의 마무리를 지었던 것 같다.( http://shimland.tistory.com/entry/%EA%B9%A8%EB%8B%AC%EC%9D%8C금 다시 찾아 읽어보니 재미의 본질에 대해 언급하며  DCD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가면서 '변화'라는 우리말 표현의 부족함을 보충해보려 애썼던 기억이 난다. 


우리 나이의 퇴직한 친구들로 부터 자주 듣는 말이 '뭔가 소일거리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말이다. 그래서 여행도 다녀보고 새로운 취미생활도 시작해 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재미라는 것이 다소 시들해지는 게 사실이다. 나 역시 여행도 다녀보고 농사일도 시작해 보았으나 특히 농삿일은 마눌님의 절대적 반대가 있는 데다가 우리같은 서생들에게는 무척 힘든 일이어서 재취업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재취업을 고려할 때 가장 먼저 뇌리에 떠오르는 생각은 ' 그럼 나의 생의 목표라 했던 재미는 어떻게 되나?' 였다. 곰곰 생각해 보니 취업을 한다해서 내가 추구해온 재미가 크게 손상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우선 주거문제를 비롯한 제반 생활환경측면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를 바탕에 깔게 되는 것이 취업 아니겠는가? 


더구나 이 나이에 뭔가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전북장학숙에 근무를 하게 되었을 때 내 자신에게 부여한 직장생활의 목표가 바로 '재미와 보람'이었다. 근데 신기하게도 사령장을 받는 날 전북인재육성재단 이사장께서 우리에게 짧은 말씀을 주시는 가운데 바로 이 '재미와 보람'을 가지고 근무에 임해 달라고 당부하시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재미와 보람'은 우리처럼 재취업한 늙은이들에게는 일반적인 근무지침이 되고있는가 보다. 


사실 나같은 사람이 전북장학숙에 근무한다는 것은 더 할 수 없는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 미래 인재를 육성한다는 것, 특히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인 우리 전북의 인재를 육성한다는 것은 정말 즐겁고 보람있는 일이다. 내가 언젠가 이곳에다  맹자지삼락, 공자지삼락에 관해 썰을 풀어 놓지 않았었나? 더구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집안의 인재라는 것은 '사회발전을 위해 부의 세습이 교육의 세습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더할 수 없는 실천적 기회까지 제공해 주는 장이라 생각되어 전북장학숙에 근무하는 동안 바로 이 '재미와 보람'은 실무를 처리해 나감에 있어서 나의 최우선 집행기준으로 삼고자 한다. 



별다른 의미가 있는 사진 아니다 - 인터넷에서 '재미와 보람' 검색해 보니 맨앞자리에 올라와 있는 사진이라서 긁어 붙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