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노인 2013. 5. 20. 22:13

주말에 비가 와서 어제 밭에 한번 나가 봤더니 잡초들이 많이 자라있었다. 

내일부턴 날씨가 맑아지고 기온도 더워진다 하길래

마침 오늘은 날씨도 흐리고 잡초뽑기가 좋을 것 같아 잡초를 뽑기로 했다..


어머님이 농사일은 새벽 해뜨기 전에 하는 게 좋다고 하시어 

식구들이 모두 잠자고 있는 새벽부터 밭에 나가 잡초를 뽑기 시작했는 데 

그리 크지도 않은 밭에 웬눔의 잡초가 그리도 많은지 

저녁 늦게까지 작업을 하였는 데도 잡초를 깨끗이 제거하진 못했다..


잡초를 뽑으면서 드는 생각은 이게 마치 액체형 터미네이터와 같이

그 재생 능력이 뛰어나 뽑아도 뽑아도 다시 자라기 때문에 

장마철이 한번 지나고 나면 웬만한 농사꾼 들은 잡초에게 결국은 지고 만대네..


오늘 조금 일을 하고도 지금 허리가 끊어질 것처럼 아픈 데

정작 잡초가 본격적으로 자라기 시작하면 

정말 보통 일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한참 열씨미 잡초를 뽑다가 뜬금없이

안도현 님의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라는 시가 떠올라 웃었다.


잡초 함부로 뽑지마라. 

너는 언제 그처럼 치열하게 삶을 살아본 적이 있드냐?


아마도 오늘이 내생애 가장 열씨미 일한 날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니

이런 시가 떠오르지..... ㅉ 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