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
해마다 1월초에는 해외여행을 떠난다. 사정이 여의치 못하면 제주도 여행이라도 떠난다. 거기도 해외가 아닌가? 1월초에 해외 여행을 가는 데에는 내력이 있다. 결혼기념일. 그렇다 1월 15일이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이다.
그 추운 겨울날 무에 그리 급해서 우린 결혼을 했던가? 아무튼 연초에 결혼기념일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나에게는 행운인 셈이다. 일단 연초에 결혼기념일 행사를 치루고 나면 한해가 평온하다. 마눌님이 그리 사람을 대잡는 성격은 아니지만 결혼기념일을 소홀이 치뤘다가는 자신이 결혼을 잘못했다는 생각이 복받쳐 어떤 해꼬지를 할 지도 모르는 일.
일단 년초 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나면 년중 웬만한 잘못은 용서된다고 믿기에 나는 가급적 결혼기념일은 해외에서 치루는 게 좋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래서 중간에 마눌님 생일쯤은 그냥 쌩까도 괜찮았던 경험이 있다. 아무튼 올해는 우리 결혼 37주년. 정작 1월 15일 당일은 아이들과 함께 모여 저녁식사를 '대게나라'에서 푸짐하게 치루고 해외여행은 1월 18일 부터 1월 20일까지 2박3일로 일본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패키지 여행이 싸고 편하다는 마눌님의 뜻에 따라 레드캡여행사의 일본 가이케온천/돗토리 미각여행 3일 여행상품을 예약하였다. 가격은 1인당 60만원에서 75만원대. 다행히 18일 출발하는 것은 60만원이었다.
여행이란 항상 새롭고 즐거운 것. 첫날 인천공항을 출발하면서 부터 일본에 도착하여 아다치미술관, Jasco 쇼핑센터에서의 먹거리 쇼핑, 그리고 가이케 온천 료칸 도코엔 숙박과 일본 전통 가이세키정식을 먹었다.
둘째날엔 일본 3대 문화도시의 하나인 마츠에로 이동하여 마츠에성, 호리카와유람선 일주, 일본의 예도시대의 마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카가와라마을 탐방, 그리고 토고 호수 위에 떠있는 온천으로 유명한 하와이온천 보코로에서 숙박하며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3일째엔 동해와 다이센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유메미나토 전망대와 돗토리현이 배출한 일본의 유명한 만화가 미즈키시게루의 요괴만화 게타로를 모티브로 조성한 요괴거리를 산책한 다음 요나고기타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였다.
2박3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알찬 스케쥴과 쾌적한 숙소, 맛있는 일본 현지식, 그리고 수질 좋은 온천이 이번 여행을 아주 만족스럽게 느끼게 했다. 이로써 올 한해도 우리 가정에는 건강과 평화가 깃들 것으로 확신하는 바이다.